어린이와 청소년이 다양한 직업세계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직업체험관이 경기도 분당에 2012년 들어선다. 직업체험관에선 항공기조종사,과학수사요원,펀드매니저,아나운서,건축가 등 주요 직업을 90∼120분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정비원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자동차 정비원의 하루'라는 기본 오리엔테이션 동영상을 살펴본 뒤 개인 장비를 지급받아 자동차 정비의 기본지식과 공구사용법을 교육받고 실제 60분간 자동차 정비를 직접 해보는 식이다. 실습 결과물은 강사가 평가하고 칭찬,시상 등이 이뤄진 후 자동차정비 분야의 적성과 전망 등에 대한 정보도 얻게 된다.

◆직업체험관 '잡월드'등장 눈앞에=노동부는 총 사업비 2191억원을 들여 120여개 직업을 미리 체험하고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종합직업체험관(가칭 잡월드)'의 기본설계를 8월 초 끝마쳤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8만㎡의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3만5040㎡) 규모로 건설된다.

내년초 시공업체가 선정돼 내년 중순께 시공에 들어가면 2011년 말이면 직업체험관 하드웨어가 갖춰지게 된다.

직업체험관이 완공되면 중ㆍ고생들은 항공기조종사,뉴스앵커,요리사,소방관,조경기술자,과학수사요원 등 다양한 분야의 80여개 직업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생도 현실을 3분의 2로 축소한 모형 공간에서 경찰관,만화가,성우,택배원,자동차정비원 등 40여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직업체험관은 다양한 직업 세계의 이해를 목표로 하는 직업세계관과 직접체험 위주로 구성되는 청소년체험관ㆍ어린이 체험관,그리고 직업적성을 발견하고 진로설계에 도움을 주는 진로설계관의 세 가지 시설로 구성된다.

그중 가장 주목되는 청소년체험관은 4개 체험거리와 45개 체험실,77개 직업체험으로 구성되며 체험실별로 60∼120분이 소요될 계획이다.

1회에 465명씩 하루 1362명이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어린이 체험관의 경우 5개 체험마을에 38개 체험실,47개 직업이 마련되고 체험실별로 어린이의 집중력을 감안,5∼3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직업체험에는 쌍방향 영상매체와 조형물,4D입체영상 등 다양한 매체와 실제 직업에 사용되는 도구들이 이용된다. 노동부는 일본,미국,멕시코 등 여러 국가에 직업체험관이 있지만 정부가 직접 설립하는 직업체험관은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직업체험 어떻게 하게 되나=직업체험관의 가장 큰 특징은 각종 직업의 실제 진행되는 모습을 실체 체험으로 일부분이나마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데 있다.

막연한 부모의 희망이나 사회 인기 직종에만 매몰되지 않고 어린이나 청소년기부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것.

이에 따라 판검사나 의사,한의사,펀드매니저 같은 인기직종 외에 카피라이터,헤드헌터,여론조사전문가,카메라맨,서우,헤어디자이너,요리사,패션디자이너,물리치료사,여행상품개발원,로봇설계기술자,생명공학연구원,화장품기술자,목공,조경사,암벽등반가,경찰관,제빵사 등 다양한 직종을 두루 갖췄다.

실제 직업체험도 어린이나 청소년이 주요 직업을 피부로 느끼고 직업에 대한 실상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어린이 체험관은 사회 여러 직업군을 현실의 축소판으로 만들어 직업놀이와 역할극을 통해 소꿉놀이처럼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실별로 운영자의 지원 하에 직무내용,급여수령,상품구매,저축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전기기술자의 경우,안전수칙과 개인장비를 지급받은 뒤 기념품 제조사의 고장난 광고판을 확인해 배전반을 차단하고 전선을 연결해 광고판을 수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작업복을 입고 실제 전기기술자처럼 일해 보고 도구 정리와 가상화폐를 받는 것으로 체험을 마치게 된다.

신영철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어떤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일이 얼마나 힘든지,직업이 얼마나 소중한지 등을 부분적으로나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요즘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정하지 못하거나 잦은 이직을 하는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