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되풀이되는 얘기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가대표를 길러내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꿈꾸고 힘차게 발진했던 박성화호가 13일 상하이에서 치러진 2008 베이징올림픽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온두라스를 1-0으로 꺾었지만 1승1무1패(승점 4)로 조 3위에 머물며 8강 진출에 실패하고 보따리를 쌌다.

'상하이의 기적'을 기대했던 팬들은 90분 내내 이어진 답답한 공격진의 골 결정력에 탄식만 쏟아냈다.

대표팀은 세 경기에서 2득점(4실점)에 그쳐 고질적인 골 결정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짜임새없는 수비로 4점이나 내주며 세계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말았다.

김대길 KBS-N 축구해설위원은 "리그를 치르면서 경기 내용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골은 박주영(서울)의 프리킥과 수비수 김동진(제니트)에 의해서 나왔다.

공격라인에서 조직적으로 골을 만들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결과만 내는 게 아닌 경기내용을 좋게 가는 방향으로 대표팀을 운영해야만 한다"며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대표팀 선수를 제대로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선수들도 문전에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빠른 패스에 적응하는 능력을 빨리 키워야만 한다"며 "2선에서 미드필더들의 빠른 침투와 전방 공격수들의 효과적인 움직임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최진한 동북고 감독은 대표팀의 소극적인 경기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상대팀의 이름값에 너무 주눅이 들고 경기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는 것.

최 감독은 "박주영과 이청용(서울) 등 공격진들은 개인 능력도 뛰어난데도 카메룬전부터 수비에 치중했고 제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며 "이탈리아전까지 수비 위주로 진행해 경기를 압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선수들의 개인전술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2012년 올림픽을 준비할 17세 및 19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부터 이기는 축구보다 개인전술을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지도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