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주요업종들이다 보니, 코스피 지수 또한 1580을 중심으로 소폭 등락중이다. 힘겨루기가 팽팽하기 이를 데 없다.
이 같은 현상에는 유가 하락세와 달러의 강세 전환, 그리고 올림픽 후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배경으로 자리한다.
달러 강세 덕분에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수출주들에는 호재다. 연이은 IT주와 자동차주의 강세는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그러나 달러 강세는 유럽/일본의 경제약화로 인한 유로화와 엔화 약세의 반작용이라는 시각이 있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당장은 수출주가 오르는 게 즐겁지만, 경기침체는 결국 소비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출주들의 실적에도 언젠가는 그 영향이 오기 때문이다.
이틀째 이어지는 철강주 약세의 경우,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는 측면이 크다.
대우증권의 양기인 애널리스트는 “철강 시황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올림픽 이후 투자가 급감할 것이라는 시각으로 인해 지난 8일 중국 증시가 급락했는데, 이것이 국내에서 철강주 투매의 도화선이 됐다”고 전했다. 달러 강세 전환도 철강재의 가격 거품이 꺼질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었다.
올림픽 이후의 우려에 따른 철강주 급락에 대해서는 시장이 오버한다는 반론이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림픽이라는 일개 체육행사(?)가 GDP(국내총생산) 3조달러 규모의 시장을 좌우할 수 없다”며 올림픽 이후 중국 위기론에 대해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다.
올림픽은 국력 신장을 반영하는 것이고,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 경제성장에 기여한 부분도 그리 크지 않다며, 올림픽을 통해 중국 경제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논법이라고 봤다.
그는 상해종합증시가 급락하긴 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벤치마크격인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약보합권이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증시도 연초에는 무차별적으로 하락했지만, 지금은 소재업종의 부진과 은행주의 견조함 등이 보인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을 뿐 올림픽의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올림픽을 중국경제 우려의 핵심 요소에서 제외할 만하다는 분석은 다행스럽다. 그래도 글로벌 경기침체의 위협은 여전히 남아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튼 경기침체는 당분간 글로벌 증시에 드리운 암운을 거둬들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달러 강세든, 유가 하락이든, 신용위기 문제든, 이런 현상들이 어디로 튈 지 모른다며 살얼음판 걷듯 조심 또 조심하라는 조언들이 무수하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단기적인 대응을 기본 전략으로 삼으라는 권고들이 특히 많아진 것 같다.
참으로 투자전략을 선택하기가 정말로 어려운 때이다. 어떤 전략이든, 최대한 냉철하게 살펴가면서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하겠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