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던 한국 남자축구가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국은 10일 오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릴 이탈리아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박성화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미드필더진의 공격전술에 변화를 줘서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카메룬과 1차전 때처럼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포백 수비라인은 그대로였지만 미드필더 라인에는 예고대로 변화를 줬다.

먼저 신영록(수원)과 이근호(대구)를 최전방에 세우고, 박주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공격 자원 세 명을 모두 선발로 내세운 모험이었다.

하지만 오장은(울산)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뒤 그 위에 김정우(성남)와 기성용(서울)을 좌.우로 약간 벌려 세웠다.

이탈리아가 4-3-3 포메이션으로 중원에 세 명을 배치하는 것에 대비해 우리도 미드필더 숫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수비라인도 밑으로 내려 배치했고, 좌.우 풀백의 공격 가담도 거의 없었다.

일단 중원에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 좌.우 윙포워드 세바스티안 조빈코와 주세페 로시에게 연결되는 득점 루트를 조기에 차단하면서 수비 안정을 꾀한 뒤 대반격을 노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 등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보다는 분명 한 수 위 팀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국은 힘과 기술에서 상대에 완전히 밀렸다.

전술상 변화도 상대 선수들의 앞선 기량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미드필더 라인이 전반적으로 수비 쪽으로 처져 우리 진영에 숫자는 많았지만 상대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지는 못했다.

일대일 돌파에 번번이 뚫렸고, 그런데도 협력 수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선수들이 전술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반 32분 토마소 로키에게 내준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는 상대 오른쪽 풀백 마르코 모타가 김정우와 김동진을 뚫고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이 치고 들어가 로키에게 패스를 내줬다.

박 감독은 첫 실점 뒤 바로 박주영을 왼쪽 윙포워드로 돌려 4-3-3 포메이션으로 전형을 바꿨다.

후반 시작하면서는 신영록과 김정우를 빼고 백지훈(수원)과 이청용(서울)을 좌.우 미드필더로 투입해 그 동안 주로 써 왔던 4-4-2 포메이션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다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잘못했다기보다 전략이 잘못된 것 같다"고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공격수 박주영도 "이탈리아가 매우 강하고 기술이나 모든 부분에 앞서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긴장하지는 않았다.

강한 상대를 만나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기량이나 기술이 워낙 뛰어난 팀을 만나 앞으로 훈련이나 모든 것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런 경험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친황다오=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