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오목가슴ㆍ강직성 척추염 수술 “우리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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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기형으로 생긴 오목 가슴이나 중증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한 척추 기형은 수술만이 해결책이다. 이 분야에서 특화된 수술 경험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 두 사람을 꼽을 수 있다. 오목가슴 수술의 박형주 고려대 안산병원 흉부외과 교수와 척추기형 수술의 김기택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 최다 오목가슴 수술 건수
오목 가슴이란 가슴의 가운데가 화산 분화구처럼 함몰된 선천성 흉곽 기형으로 1000명당 1명꼴로 생기며 보기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치해 두면 내부 장기를 압박해 심장 및 폐 기능 저하와 성장 장애,상기도 감염 등을 유발하므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박형주 교수는 1999년 '너스' 수술법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고 최근엔 매년 200건 안팎을 실시해 현재까지 1080건의 수술에 성공했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세계 최다이고 국내 다른 의사들이 많아야 개인당 300건 안팎을 시행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수술량이다.
이 수술은 전신 마취 후 흉곽 양 측면을 1㎝가량 절개해 활처럼 휜 금속 막대를 가슴 속으로 집어넣어 함몰된 가슴뼈를 들어올린 다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이 지지대를 2년 남짓 유지시켰다가 제거해 주는 방법이다.
너스 수술은 예전의 라비치 수술과 비교할 때 수술 흉터가 흉곽 양측 1㎝ 안팎에 불과하며 흉벽을 훼손하지 않고 유연하고 탄력 있게 유지할 수 있다. 수술 시간도 수시간 안팎이며 입원 기간도 4~5일 안팎으로 짧다. 수술 도중 출혈과 이로 인한 수혈 필요성도 매우 낮다. 박 교수는 오목가슴을 연령별 및 기형의 종류별로 맞춤 치료하기 위해 특수 흉강 내시경,금속막대 고정 장치 등의 특허 발명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개념의 수술 기구와 기술을 도입했다.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 6월엔 미국에서 발간된 흉부외과학 교과서 2008년판(PEARSON's Thoracic & Esophageal Surgery)의 주요 참고문헌에 선정됐고 관련 논문도 그대로 게재됐다. 3년 전부터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모로코 등의 외국 의사들이 이 수술 기법을 전수받으러 찾아오고 있다.
◆95%를 웃도는 높은 수술 성공률
강직성 척추염은 면역 체계의 질서가 깨져 척추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자가면역 질환의 하나다. 중증인 경우엔 허리가 90도 가깝게 앞으로 구부러져 보행조차 어렵게 된다. 김기택 교수는 1995년부터 후만교정 절골술을 시작해 현재까지 300명이 넘는 환자를 시술했다. 이 중 수술 후 1년 이상 지났고 추적이 가능한 185명을 조사했더니 95% 이상이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 수술은 척추 뒤쪽을 절개해 척추뼈를 지상에서 수직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쐐기 모양으로 잘라 내 수직에 가깝게 편 후 나사못을 이용해 편평하게 고정하는 방법이다. 척추뼈를 잘라 내는 동안 척추 가운데의 신경다발이 내려가고 나사못을 박는 등의 과정에서 자칫 신경이 훼손되면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수술 후유증이 30%에 달했다. 김 교수는 내시경 및 내비게이션,수술 중 신경감시 시스템 등의 장비를 활용해 이를 피할 노하우를 개발했다. 그 결과 구부러진 허리를 평균 34.0도,최대 43.5도 이상 펴는 성과를 올렸다. 이런 성과는 이 분야 세계 최고의 학술지인 '척추(Spine)'에 수차례 논문으로 소개됐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