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서 외교ㆍ통일ㆍ국방 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은 10일 "부시 미국 대통령의 계획대로 11월5일부터 시작되는 레임덕 세션 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만 4번 미국을 방문하며 미 의회 내의 기류를 살펴본 결과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이 레임덕 세션 때 민주당과 정치적 '빅딜'을 시도할 것이며 민주당 의원들도 이 기간에는 (비준안을) 처리해 주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황 위원장은 "따라서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민주당은 미 의회는 가만히 있는데 왜 우리가 먼저 해주냐고 하지만 미국은 행정부가 비준안을 제출한 지 90일 내에 처리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부시 대통령이 (레임덕 세션에 맞춰) 제출 시일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비준안을 처리하면 미 민주당의 재협상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고 부시 행정부가 민주당을 설득할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최근 독도 문제가 불거지자 여야 의원 4명과 함께 미국 지명위원회를 찾아가 표기변경을 바로잡는 데 일조하는 등 활발한 의원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는 "선진국일수록 의회의 영향력이 크고 정부 대 정부로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의원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 정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참여정부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수장을 맡았을 때처럼 다른 부처의 기능을 위축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사 25기로 유엔평화유지군(PKO) 사령관 출신이기도 한 황 위원장은 최근 아프카니스탄 파병 논란과 관련,"대한민국 군대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베스트"라며 "명분이 있는 곳엔 파병을 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특히 "현재 우리 군에 전쟁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건 큰 문제"라며 "유엔군의 이름으로 참전 경력도 쌓고 어려운 나라도 도와주면 결국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정원하 인턴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