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와 말복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제 그제 지났다. 사계절 중에서 양기를 가장 많이 손상시키는 것이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다. 가을로 접어들었으니 따끈따끈한 날씨는 조용히 물러나 줬으면 좋으련만 그저 바람일 뿐인 것 같다. 이럴 때는 시골마을 어귀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 밑 평상에 드러누워 가끔 불어오는 잔잔한 바람 맞으며 낮잠 한번 늘어지게 잔다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예로부터 말복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이라 하여 궁중에서는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고,궁 안에 있는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눠주었고,민간에서는 복날 더위를 막고 보신을 하기 위해 계삼탕(鷄蔘湯)과 구탕(狗湯:보신탕)을 먹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복날의 개고기는 아주 적절한 단백질 보충 수단이었다. 이 풍습은 지금까지 이어져,여름 보양식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삼계탕이 62%로 1위,그 다음은 보신탕이 32%로 나타났다.

그런데 복날이 가까워 오면 꼭 보신탕 때문에 입에 거품을 물며 논쟁을 한다. 한마디로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보신탕은 최고의 보양식으로 예찬을 받는 한편,기피하는 혐오식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서울시가 아주 오랫동안 안 하던 보신탕 업소에 위생점검을 실시한 것을 가지고 온ㆍ오프라인에서 난리가 났다. 동물애호단체들은 개를 가축화해 개고기가 합법적으로 식용으로 쓰일 전망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며,서울시는 개고기가 시민들이 즐겨 먹는 만큼 먹거리 안전을 위해 위생점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개는 축산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에는 가축에 포함되지만,축산물가공법 시행령에는 가축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개는 먹는 것도 아니고,못 먹는 것도 아닌 가축인 셈이다.

"먹을 게 없던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개고기를 먹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아예 개를 못 먹게 법으로 정해야 합니다. "

"나도 어렸을 땐 안 먹었는데,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조금씩 먹다 보니까 점점 개고기의 진맛을 느낄 수 있더라고.소주 한 잔 홀짝 마신 뒤 들깨가루 듬뿍 넣고 뽀글뽀글 끓고 있는 개고기 한 점 집어 먹어봐.입에 짝짝 달라붙는 게 살살 녹아.여름에 축 처졌다가도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면 기운이 펄펄 나지."

개고기는 본초강목에 허약 손상을 보하고 양기를 북돋워주고 정력을 강장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고 기록돼 있고,동의보감에는 혈맥이 잘 통하게 하고 음경이 일어서게 하며 기력을 돕고,수캐 음경 3개면 해구신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정력제이며,발기부전을 치료할 뿐 아니라 음경을 강하고 커지게 하여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한다고 하였다. 오죽 몸보신에 좋았으면 개장국을 보신탕이라 불렀겠는가. 지방질을 구성하는 지방구조의 크기가 소나 돼지에 비해 6분의 1 정도인 저지방 식품이기 때문에 소화 흡수가 빠르기도 하지만 고단백질이고,아미노산 조직이 사람과 가장 비슷해서 단백질 흡수율이 높다. 그러나 열이 많은 체질이거나 고혈압인 사람이 과식하거나 상복하면 오히려 해롭다.

보신탕은 중년 남성들이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몸보신한답시고 개고기를 마구 먹고 아내한테 힘 자랑하면 그것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엉뚱한 데서 정력 자랑하다가는 개망신(?)당할 수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남편을 위한 보약은 따로 있다는 걸 아내들은 아시나요? 때로는 먹는 것보다 듣는 것이 약발이 더 셀 때가 있다. 나긋나긋한 콧소리로 "역시 당신밖에 없어요. 당신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당신 없이 난 하루도 못 살아요. 당신은 언제 봐도 멋있어요. 당신은 내가 얼마나 존경하는지 모르지요? 당신 품이 제일 좋아요. " 이런 말을 듣는 남편은 맹물만 마셔도 불끈불끈 죽여줄 걸….

/한국성교육연구소 www.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