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걸려 쓴 훌륭한 답안지.'

중국의 반관영통신 중국신문사는 6일 베이징올림픽 준비완료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

올림픽이 중국에 있어 국제사회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 채점 기간인 동시에 100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지난 7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류치(劉淇)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장은 지난 5일 국제올림픽위원회를 향해 "준비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말이었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올림픽 준비에만 400억 달러를 투입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간접투입 비용까지 포함하면 400억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맑은 공기 문제없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에 있어 날씨와 환경이 최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아야 했던 첫번째 올림픽 개최국이었다.

중국은 지난 7년간 석탄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가스와 같은 청정에너지 도입사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전국으로 다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베이징 등 올림픽을 치르는 도시들은 석탄연료 사용을 금지하거나 최소화하는 방식 등으로 대기질을 꾸준히 개선해나갔다.

베이징도 꾸준히 녹지와 공원을 늘려 작년말 현재 도시 전체의 9.7%를 녹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베이징시는 올림픽 기간 깨끗한 공기를 보장하기 위해 공장의 문을 닫게 하고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덕분에 베이징에서는 이전까지만 해도 쉽게 보기 힘들었던 푸른 하늘을 되찾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인공강우 기술을 통해 대기의 오염물질을 씻어내는 노력도 큰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 중국에 입국한 한 일본선수는 베이징 시내를 20㎞ 정도를 뛰어보고는 "베이징 공기가 이전에 비해 아주 맑아졌다"며 "뛰기가 아주 편했다"고 말한 것으로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는 7일 보도했다.

◆ 역대 최고의 시설

베이징올림픽은 건축사에 남을 만한 건축물로 개막 이전부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선 새둥지를 본뜬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는 강철 격자를 절묘하게 비틀어 외관을 장식한 특이한 설계로 베이징올림픽의 상징으로 우뚝섰다.

수영경기장은 입방체를 적용한 상자모양의 단순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외벽을 물방울 모양으로 장식해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맛을 자아내고 있다.

선수촌 아파트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선수촌을 둘러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은 "역대 최고"라며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중국은 수도로 들어오는 창구인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을 증축했고 공항에서 시내를 20분만에 연결하는 공항철도를 최근 개통해 운행 중이다.

지저분한 이미지에 갇혀있던 지하철도 올림픽을 계기로 환골탈태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개통된 지하철 신설 노선은 쾌적함과 편리성에서 세계 어느 도시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노리고 있는 미국 시카고시의 리처드데일리 시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새로 개통된 지하철에 탑승해본 뒤 "배울 점이 많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세계로 가는 문화대국

중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일방적인 문화수입국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중국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다른 국가로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로 올림픽만큼 좋은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시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후퉁(胡同·좁은 골목길)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고 570년 역사를 지닌 베이징의 대표적인 상업거리인 쳰먼(前門)다제를 복원해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볼거리로 만들어냈다.

중국은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베이징의 약속 2008'이라는 주제로 문화교류 행사를 만들어 '아시아의 밤', '아프리카의 밤', '라틴아메리카의 밤', 아라비아의 밤' 등 그간 서구 중심의 세계 문화 주류에서 소외돼 있던 제3세계 국가의 문화와 예술을 올림픽 공간으로 끌어냈다.

이런 교류활동에는 80여 개국에서 2만 명에 가까운 문화예술가들이 참가했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3만 명에 이르는 올림픽 취재 외국기자를 위해 개설한 베이징국제신문중심(BIMC)은 중국의 다양한 모습, 문화와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BIMC에서는 매일 각종 분야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고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와 문학 등 문화예술 분야의 거장들도 직접 기자회견 현장에 나와 문화대국으로 중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