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포털에 하소연한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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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임채진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을 통해 네이버,다음 등 5개 인터넷 포털에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뇌가 왜 포털에 '민원'을 냈을까. 사정은 이랬다. 삼성특검 당시 임 총장은 '떡값을 받았다'는 등 블로그,카페에 올라온 각종 음해성 글들에 시달려야 했다. 불기소 처분을 받았음에도 음해성 글들이 여전히 인터넷에 떠돌자 삭제를 요청한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음해성 글이 수천건에 달해 일일이 URL을 확인하고 삭제 요청을 하기 어려워 정중하게 협조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털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검찰총장 개인 차원에서라도 피해 구제를 신청해야지 어쩌겠냐"고 덧붙였다.
'정중하게'라는 말에 쓴웃음이 나왔다. '검찰총장도 이런데 하물며 일반인은 어떨까'라는 우려도 들었다. 2005년 5월의 한 사건은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다. 당시 네이버와 다음 초기 화면엔 여대생 자살 기사가 올랐다. 여대생의 어머니는 "A씨가 임신한 내 딸을 학대해 딸이 자살했다"는 글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고,A씨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빗발쳤다. 임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A씨는 정신적 고통에 실직이라는 피해를 봤다.
국내 양대 포털의 대표들도 비슷한 경험을 겪었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최휘영 NHN 사장은 2005년께 중학생이 가해자인 살인 사건에 성(姓)이 같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들이 가해자로 둔갑하는 일을 당했다. 이후 가해자 이름은 '지식iN' 검색어에서 금칙어로 지정됐다.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의 경우 '모 종합일간지 출신'이라는 취지로 아고라에 올라간 글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슬그머니 사라졌다.
최 사장은 "(가해자를 금칙어로 지정했을 뿐) 내 얘기를 지운 일은 일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인 A씨는 왜 금칙어로 지정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소송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포털들은 내부자를 옹호하는 이중 잣대가 절대로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음해성 글을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일반인에겐 더 높은 문턱이 있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박동휘 산업부 기자 donghuip@hankyung.com
대검 관계자는 "음해성 글이 수천건에 달해 일일이 URL을 확인하고 삭제 요청을 하기 어려워 정중하게 협조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털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검찰총장 개인 차원에서라도 피해 구제를 신청해야지 어쩌겠냐"고 덧붙였다.
'정중하게'라는 말에 쓴웃음이 나왔다. '검찰총장도 이런데 하물며 일반인은 어떨까'라는 우려도 들었다. 2005년 5월의 한 사건은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다. 당시 네이버와 다음 초기 화면엔 여대생 자살 기사가 올랐다. 여대생의 어머니는 "A씨가 임신한 내 딸을 학대해 딸이 자살했다"는 글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고,A씨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빗발쳤다. 임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A씨는 정신적 고통에 실직이라는 피해를 봤다.
국내 양대 포털의 대표들도 비슷한 경험을 겪었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최휘영 NHN 사장은 2005년께 중학생이 가해자인 살인 사건에 성(姓)이 같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들이 가해자로 둔갑하는 일을 당했다. 이후 가해자 이름은 '지식iN' 검색어에서 금칙어로 지정됐다.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의 경우 '모 종합일간지 출신'이라는 취지로 아고라에 올라간 글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슬그머니 사라졌다.
최 사장은 "(가해자를 금칙어로 지정했을 뿐) 내 얘기를 지운 일은 일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인 A씨는 왜 금칙어로 지정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소송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포털들은 내부자를 옹호하는 이중 잣대가 절대로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음해성 글을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일반인에겐 더 높은 문턱이 있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박동휘 산업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