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고용 증가세마저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6월 중 산업생산은 6.7% 증가해 전월(8.6%)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고, 소비와 관련된 서비스생산지수는 전월(4.9%)에 비해 크게 하락한 2.8% 증가에 그쳤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생산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 증가세는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생산-재고 순환은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특히 소비관련 지표들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연구원은 진단했다.

2분기 민간소비(속보치)는 2.4% 증가에 그쳤고, 계절조정 전기대비로는 오히려 0.1% 감소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6월 중 소비자판매액지수도 전반적인 판매 악화로 1% 감소했고, 소비자평가 및 기대지수 역시 하락하면서 최근 수개월 동안 소비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6월 중 설비투자추계는 4.4% 늘어나면서 소폭 반등했지만 아직 회복세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7월 중 수출은 단가 상승 및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확대 등으로 37.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유가 급등으로 수입은 무려 47.3%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는 16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내수 침체로 6월 중 취업자는 전년 동월에 비해 14만7천명 증가하는데 그쳐 2005년 2월(8만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연구원은 "고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비의 침체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7월 중 소비자물가는 5.9% 상승해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는데, 공업제품과 함께 개인서비스가격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다만 "최근의 유가 하락세 및 환율 안정이 향후에도 지속될 경우 공업제품가격 상승세가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부분적으로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및 미국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금융지표들은 국제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7월 중순 이후 일부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연구원은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