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이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사태,유가 움직임 등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의 양과 질에서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개인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개인들이 최근과 같은 사태를 맞아 부화뇌동하는 것이 시장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슈퍼 리치들은 이번 사태를 기회로 금융주,경매에 나온 주택,정크 본드 등을 순차적으로 사들여 재산을 불려 나가고 있다.

예들 들어 슈퍼 리치들이 금융주를 사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사태가 유동성 경색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업종인 금융주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유동성 지원책 등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유동성 경색이 풀리면 금융주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상황과 자주 비교되는 1998년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사태에서 워런 버핏을 비롯한 슈퍼 리치들은 금융주를 위주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그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유동성 지원,금리 인하 등을 계기로 신용경색 문제가 풀리면서 이들의 자산 규모는 LTCM 사태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들의 자산증식 과정을 보면 1987년 블랙 먼데이,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2001년 9·11 테러와 같은 일반인들이 위기로 생각하는 사태 이후에 한 단계씩 늘어났다. 이는 슈퍼 리치들이 자산을 늘릴 때 위기를 기회로 자주 활용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성급한 판단이 될지 모르지만 이번 사태가 끝나면 슈퍼 리치들의 자산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과 같은 사태를 맞아 보통 사람들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정을 다스려 평정심을 잃지 않다는 점이다. 갈수록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게임에 의해 좌우되는 증시에서는 기초여건에 해당하는 경기나 기업실적에 크게 훼손만 없다면 시장흐름에 부화뇌동하지 않는 것이 재산을 불리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현 시점에서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은 최근과 같은 사태를 맞아 슈퍼 리치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보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돈에 대한 태도가 이기심보다 이타심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처럼 자기만 살겠다면 금융 불안을 더 키우고 자신들의 손실만 커지게 한다. 반면 슈퍼 리치들처럼 이타심을 발휘할 경우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최대 성과를 가져준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쉽지만 않겠지만 개인 투자자들도 최근과 같은 사태를 맞아 모두가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슈퍼 리치들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 빛나고 더 많은 성과를 가져다주는 '돈에 대해 이기심보다 이타심'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겸 미래에셋투자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