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택 < 삼주SMC 대표 tedhan7@gmail.com >

요즘 짝퉁이란 말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원래는 1990년 후반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 모조품을 일컫는 은어로 사용되기 시작,2001년 국립국어연구원의 신어(新語) 목록에 처음 등장한 후 요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원래 짝퉁의 의미는 진품보다 질이 낮지만 겉모습은 진품처럼 보이는 물건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다 지금은 가짜를 총칭하는 말로 사용범위가 넓어졌다. 최근에는 짝퉁이란 제목의 만화와 소설,노래까지 나올 정도니 짝퉁이 얼마나 사회 전반에 걸쳐 널리 퍼져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짝퉁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건짝퉁과 인간짝퉁이다. 진품(眞品)인간이 자신의 자질에 따라 대우받고 자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짝퉁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과대 포장하고 위조해 진품 이상의 대우를 받으려 애쓴다. 심지어 진품을 짝퉁이라고 우겨서 혼돈을 야기하기도 한다.

물건짝퉁의 경우에는 진품과 취급하는 곳이 달라 분별이 용이하지만 인간짝퉁은 구분과 판단이 쉽지 않다. 짝퉁의 폐해는 진품의 발전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떨어뜨리며,겉모습에 속아서 선택한 수요자에게는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준다는 데 있다. 지도층이 짝퉁이면 국가가 짝퉁이 되고,교사가 짝퉁이면 학생도 짝퉁이 될 것이며,사장이 짝퉁이면 직원도 짝퉁이 되기 십상이다.

국가와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사회,국가 간의 신용을 바탕으로 한 공정경쟁이 필수인데,인간짝퉁들이 득세하는 사회에서는 공정한 경쟁과 신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인간짝퉁의 득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판단을 갖고 선거 및 인사평가 등 다양한 검증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미래는 개인브랜드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개인브랜드는 그 사람의 기술이나 능력,태도,외모,성격까지 포괄해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 기억되는 이미지다. 아이팟을 만든 미국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회장이 암투병 중이란 기사가 나간 직후 애플사의 주가가 수십조원이나 하락하는 것을 보면 개인브랜드의 힘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다.

각자가 개인의 브랜드를 명품화시키면 국가브랜드도 명품화된다. 명품의 가장 큰 적이 짝퉁이듯 개인브랜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인간짝퉁이다.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이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고,자신의 브랜드를 명품화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간짝퉁에 대한 사회 전체의 감시와 검증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