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베이징올림픽에 엄청난 숫자의 자원봉사자를 투입하고 있지만 개막을 앞둔 대회 운영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15개 국어 통역요원을 포함해 50여만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를 이번 대회를 위해 모집했다.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투입된 인원에 비해 운영은 미숙한 편이다. 베이징의 관문인 서우두 국제공항에는 수천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지만 통역 요원이 부족하고 인원 배치가 효율적으로 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메인프레스센터(MPC) 내 공동작업 구역에도 수십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음에도 취재 기자들의 대회 자료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 한국 기자들은 미디어빌리지 입촌 과정에서 숙박부에 국적이 북한(DPRK)으로 잘못 표기돼 항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회 기간 경기 결과와 선수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시스템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대회 참가가 불허된 이라크 임원들이 참가신청을 한 것으로 돼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국은 전체 204개 국가와 지역 중 176번째로,북한은 177번째로 잇따라 입장하게 됐지만 같은 유니폼을 입고 동시 입장하는 것과 같은 화해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 정홍용 선수단 연락관은 28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각국의 입장 순서를 간체자 획순에 따라 결정한 결과 한국은 176번째로,북한은 177번째로 입장하게 됐다"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는 않았지만 이미 선수촌에도 입장 순서에 따라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게양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간체자(簡體字)로 표기한 각국 명칭의 첫글자의 획순에 따라 입장 순서를 정했고 우리나라에는 정식국호인 대한민국(大韓民國)의 대(大)자가 아닌 12획인 한국(韓國)의 한(韓)자가 적용됐다. 북한의 간체자 명칭인 조선(朝鮮)도 첫 글자가 12획이지만 둘째자 획수가 많아 우리나라 바로 다음으로 결정됐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