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운전자금 등 대출
세무·법무·경영 컨설팅팀 운영

높은 상속세와 증여세 때문에 가업 승계가 부담스럽고 망설여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제대로 알고 활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금융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업 승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면서 승계자금 대출에서부터 후계자 교육에 이르기까지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곳은 기업은행.지난 4월부터 가업 승계 기업을 대상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 납부자금 대출'을 시행 중이다.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상속세와 증여세를 최고 80%,최대 3억원(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7~9%)까지 신용으로 빌려준다. 담보가 있다면 최대 20억원을 대출해준다. 빌린 돈은 3년 안에 나눠 갚으면 된다.

가업 승계가 이루어진 후에도 최대 3억원까지 '승계 운영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가업 승계 뒤 2년 이내의 기업으로 대출기간은 2년.영업점장의 금리 감면권이 0.5%포인트 확대돼 금리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가업을 승계할 만한 직계비속이 없는 기업을 인수·합병(M&A)으로 승계하려는 기업은 'M&A 자금대출'을 통해 인수 자금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 은행은 가업 승계 전담 컨설팅 팀도 운영 중이다. 3명으로 이뤄진 이 팀은 기업 현장에 나가 2주 동안 가업 승계를 위한 세무,법무,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한다. 현재 연말까지 신청이 이미 꽉 찼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아울러 건국대학교와 함께 'KU-IBK 차세대 CEO과정'을 운영하며 후계자들을 대상으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가업 승계 기업을 위한 지원제도가 없어 차일피일 승계를 미루고 있던 기업들의 문의가 각 지점마다 크게 늘고 있다"며 "은행으로서도 우량 중견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가업 승계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협의,8월 중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승계 기업에 대한 여신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며 특히 거래 중인 기업이 가업 승계 후 이익이 감소하더라도 2~3년 동안 신용등급을 유지시켜 주는 제도를 검토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백년대계(百年大計) 컨설팅'을 통해 가업 승계를 위한 세무진단,소유권 이전,절세 방안 등에 대해 무료로 조언해준다. 하나,국민은행도 기업금융지점과 PB센터 등을 통해 컨설팅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