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친 정유업계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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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수출 선적량이 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 19일 SK에너지 울산공장. 인근 8개 부두의 선적 상황을 살피는 해상출하팀 사무실은 모니터를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최영식 해상출하팀 총반장은 제품 선적 스케줄이 빽빽이 들어찬 '석유제품 접안 계획표'를 보여주며 "수출 계획에 맞춰 제품을 실어 내기가 벅찰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지만,전체 수출에서 석유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최 총반장의 말처럼 비(非)산유국인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은 석유 제품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휘발유 경유 등 국내 석유 제품은 자동차 반도체 등 전통적인 수출 주력 품목을 제치고 수출 1위에 올랐다.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82.8% 늘어난 183억4800만달러로 전체 수출(2139억3300만달러)의 8.6%를 차지했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액 순위는 반도체,자동차,무선통신기기,선박류 등에 이어 5위에 그쳤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2004년 102억달러였으나 매년 증가,2006년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수출액 중에서 석유제품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1년 1.9%에서 지난해엔 6.3%로 크게 높아졌다. 정유업계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4.1%였으나 2004년 47.4%로 40%대에 들어선 데 이어 2006년에는 51.0%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53.3%에 달했다. 비산유국에서 정유업종이 대표적인 수출 산업으로 거듭난 셈이다.
고유가 시대에 아랑곳없이 정유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첨병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는 벙커C유를 경유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바꾸는 고도화 설비를 가동하면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제 능력이 부족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올 들어 한국산 석유제품 수요가 급증했고 환경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유럽 지역에선 저유황 고품질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경질유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석유제품 수출액 증가에 한몫 했다.
전석호 SK에너지 석유제품트레이딩팀 팀장은 "무엇보다 국내 정유업계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에 수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며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저유황 등 고품질을 앞세우면 수출 증가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지난 19일 SK에너지 울산공장. 인근 8개 부두의 선적 상황을 살피는 해상출하팀 사무실은 모니터를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최영식 해상출하팀 총반장은 제품 선적 스케줄이 빽빽이 들어찬 '석유제품 접안 계획표'를 보여주며 "수출 계획에 맞춰 제품을 실어 내기가 벅찰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지만,전체 수출에서 석유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최 총반장의 말처럼 비(非)산유국인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은 석유 제품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휘발유 경유 등 국내 석유 제품은 자동차 반도체 등 전통적인 수출 주력 품목을 제치고 수출 1위에 올랐다.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82.8% 늘어난 183억4800만달러로 전체 수출(2139억3300만달러)의 8.6%를 차지했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액 순위는 반도체,자동차,무선통신기기,선박류 등에 이어 5위에 그쳤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2004년 102억달러였으나 매년 증가,2006년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수출액 중에서 석유제품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1년 1.9%에서 지난해엔 6.3%로 크게 높아졌다. 정유업계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4.1%였으나 2004년 47.4%로 40%대에 들어선 데 이어 2006년에는 51.0%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53.3%에 달했다. 비산유국에서 정유업종이 대표적인 수출 산업으로 거듭난 셈이다.
고유가 시대에 아랑곳없이 정유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첨병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는 벙커C유를 경유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바꾸는 고도화 설비를 가동하면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제 능력이 부족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올 들어 한국산 석유제품 수요가 급증했고 환경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유럽 지역에선 저유황 고품질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경질유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석유제품 수출액 증가에 한몫 했다.
전석호 SK에너지 석유제품트레이딩팀 팀장은 "무엇보다 국내 정유업계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에 수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며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저유황 등 고품질을 앞세우면 수출 증가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