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신발공장을 운영하는 이가 말했다. "베트남은 곧 일어설 겁니다. 근로자들이 워낙 부지런하고 알뜰하니까요. " 베트남 여공의 경우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금팔찌 등을 사뒀다 명절이면 고향집에 풀어주고 온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부모를 돕고 동생들을 공부시킨다는 것이다.

개발시대의 우리 모습을 빼닮은 셈이다. 허리 졸라매고 밤잠 설치며 일한 누이 덕에 수많은 남자 형제들이 학업을 마쳤고 그런 그들 역시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 야근도 마다 않고 휴일도 없이 뛰었다. 뿐이랴.돈 되는 곳이라면 전쟁터도,열사의 사막도,아프리카 오지도 상관없이 달려갔다.

결혼하고 저 살기 바빠 누이에 대한 보답은 제대로 못했을지 모르지만 부모님도 모시고 회사와 국가 발전에도 지대한 공을 세웠다.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경제 성장은 이렇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일념 아래 월화수목금금금을 견디며 일에 매달린 이땅 대다수 중장년층의 꿈과 열정과 도전의 결과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00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드먼드 펠프스 교수(미 컬럼비아대)의 설문조사 결과를 들어 국민들의 일에 대한 자세와 위험감수 성향이 경제 성장의 첫째 요인이라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모니터그룹이 파악한 것 역시 성장심리가 가장 중요했다는 보도다.

듀에인 슐츠의 '성장심리학'에 따르면 성숙한 사람,충분히 제 기능을 발휘하는 사람,생산적인 사람은 모두 미래지향적인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허다한 이유로 과거에 매여 살지만 굳은 의지로 이를 떨쳐내고 미래를 향한 열망을 간직한 채 긴장하고 모험도 할 때 성숙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개인과 회사 국가 모두 발전하려면 목표를 높이고,실현가능성을 믿고,오늘의 희생을 감내하며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세상엔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가 있지만 그래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것을 없애기 위해 애써야 할 좋은 이유가 될 수 있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