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8일 개성관광의 전면 재검토라는 강경카드를 꺼냄에 따라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관광까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아산의 책임소재에 대해서도 종합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현대아산은 대북 관광사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관광까지 타격 = 이날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NSC 회의에서 북측의 남북한 공동조사와 재발방지책 등의 약속이 없을 경우 개성관광도 중단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개성관광도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아산은 상황진전에 따라 금강산 관광 중단에 이어 지난해 12월 어렵게 시작한 개성관광마저 손을 놓게 될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대아산은 올해 상반기에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객 19만명, 개성 관광객 6만명을 유치해 기존 목표보다 20% 이상 초과 달성해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금강산 피살사건으로 남북간 대치국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대북관광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이달부터 9월까지 금강산 관광 예약자는 최소 7만명으로 1인당 관광비용을 30만원으로 잡았을 때 관광 중단에 따른 손실만 210억원에 달한다.

또한 7, 8, 9월이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 추가예약분까지 계산하면 추정 손실액은 최대 2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개성관광의 9월까지 예약자수가 3만6천여명에 1인당 관광비가 18만원으로, 개성관광 중단에 따른 손실액 66억원도 계산해야 한다.

게다가 관광 중단에 따른 관광지구 내 편의시설의 매출 감소와 현지 직원들의 월급까지 감안하면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액은 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역시 금강산 관광대가가 들어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대가는 관광일정에 따라 다르지만 상반기 평균 1인당 56달러 수준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9월까지 관광이 중단될 경우 약 40억원의 관광대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아울러 북한은 개성관광객들에게 점심식대와 유적지 관람료 등을 포함 1인당 100달러를 받고 있어 개성관광이 중단되면 9월까지 36억원의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대형 암초'에 부딪힌 대북관광사업 = 금강산 관광 10주년을 맞아 현대아산은 애초 올해 백두산 직항로 관광과 금강산 비로봉 개방을 통해 대북 관광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백두산 관광은 내년으로 넘어가고 이번 사태로 이달 말 시작될 비로봉 관광도 물 건너 가게 됐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현대아산 측의 일부 과실이 있는 것으로 비치면서 대북 관광사업 자체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입게 된 게 현대아산으로서는 뼈 아픈 부분이다.

이로 인해 자칫 최근 활기를 띤 대북관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사그라져 장기적으로 대북관광이 침체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아산은 사건 직후 관광조장의 숫자를 두 배로 늘리고 보다 강화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이날 윤만준 사장이 직접 개성관광지를 방문해 관광객의 안전상태를 확인하는 등 대북 관광의 안전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대북 관광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개성관광지를 점검하고 돌아 온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정부가 (금강산 사건과 관련해) 현대아산의 책임 여부를 조사하겠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며 "도착하자마자 (NSC 논의내용을) 보고 받아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또 개성관광도 전면 재검토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CIQ를 나와 조금 전에 말을 들었다"며 "(금강산 사고에 대한) 사태를 빨리 수습하기 위해 합동진상조사를 한 뒤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