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같은 금융공학펀드 수익도 방울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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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는 일반적으로 자금의 90% 이상을 주식에만 투자한다. 아무리 시장상황이 나빠도 70% 이상은 주식에 묻어둬야 한다. 그러다보니 요즘 같은 시기에 주식형펀드는 손실을 피해갈 수 없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올초 이후 지난 14일까지 -17.5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17.37% 하락했다. 주식시장의 하락폭을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반면 이런 상황에서 손실 폭을 크게 줄이거나 수익을 내는 펀드들도 있다. 주식자산배분 펀드,금융공학펀드가 대표적이다. 이들 펀드들은 최근 하락장에서 주식편입 비중을 크게 줄이거나,선물매도 등의 헤지를 통해 수익률 하락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이런 점 때문에 요즘 같은 조정기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공학펀드=ELS처럼 주식시장이 일정 수준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다. 동부델타,미래에셋맵스챌린저RCF파생상품,푸르덴셜변동성알파파생상품,SH변동성플러스주식혼합 등이 대표적인 금융공학펀드들이다.
이들 펀드는 금융공학기법을 활용해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비중을 늘리고 주가가 상승하면 단계적으로 비중을 줄이면서 이익을 실현한다.
또 동시에 주가지수 선물로 위험을 헤지함으로써 주가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운용한다. 계량모델을 활용해 자동적으로 매매주문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스템펀드라고도 불린다.
이들 펀드의 목표수익률은 은행이자보다 조금 높은 연 9∼10%.올 들어 1조2000억원어치가 팔린 동부델타펀드의 경우 운용기간 중 코스피200지수가 4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보존이 가능하고 20%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돼 있다.
이 펀드는 ELF와는 달리 환매수수료가 싸고 환매 소요기간도 짧아 필요시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이익의 대부분이 주식매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상품구조가 복잡해 아직은 기관투자가나 PB센터에서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자산배분펀드=KTB자산운용의 'KTB엑설런트주식혼합C'는 코스피지수가 -20.14%나 하락한 최근 1년 동안 9.78%의 수익을 올렸다.
이 펀드는 주식형펀드와는 달리 주식편입 비중을 0∼90%,채권편입 비중을 0∼60%로 조정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기라고 판단하면 주식형펀드처럼 운용하지만 요즘처럼 시장이 조정기라면 극단적으로 주식을 보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기다. 이 펀드 역시 최근 조정기에 주식편입 비중을 줄이면서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주식자산배분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판단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펀드다. 펀드매니저들이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에 최근 같은 하락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주식자산배분펀드의 올초 이후 수익률은 -10.03%로 코스피지수 하락률에 비해 7%포인트 높다.
그러나 펀드성과가 매니저의 판단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위험도는 오히려 주식형 펀드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설정된 유리마켓아이주식혼합이 좋은 예다.
이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유롭게 조정하되 10% 수익목표를 달성할 경우 보유주식을 모두 팔고 채권 등 저위험자산 위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 펀드다.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설정된 '1호펀드'와 '2호펀드'는 성공적이었다. 두 펀드 모두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후 주식을 매도했다. 덕분에 1호펀드의 누적수익률은 11.1%, 2호펀드는 9.7%나 된다. 그러나 4월에 설정된 '3호펀드'는 초기 운용에서 실패하면서 3개월 만에 -30%라는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