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이 안정되니 불펜진도 살아나고'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안정된 선발투수를 축으로 한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한 단계 강력한 팀으로 거듭났다.

6일 잠실 히어로즈전부터 17일 SK전까지 9연승을 올린 두산 연승 행진의 일등 공신은 투수진. 두산 투수진은 이 기간 83이닝을 던져 19실점(16자책점)으로 막고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춘 선발진이 단연 돋보인다.

두산 선발진은 9연승을 거둔 전 경기에서 꼬박꼬박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54⅓이닝을 소화해 9승 가운데 6승을 책임졌다.

에이스인 맷 랜들이 이 가운데 3승을 올렸고 올해 한 단계 성숙한 김명제와 신예 이원재도 꾸준히 제몫을 해주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중반까지 5명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는 것도 힘들었다.

기대를 모았던 김선우가 뜻하지 않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것을 시작으로 외국인 투수 게리 레스, 이승학이 부상으로 잇따라 이탈했고 급기야 외국인 에이스 맷 랜들도 한 차례 2군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불펜에는 이재우와 임태훈이라는 강력한 카드가 있었지만 불펜의 힘만으로 버티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였다.

3~4연승까지는 쉽게 거두더라도 이기는 경기마다 나오는 이재우와 임태훈에게 과부하가 걸려 연승이 끊기곤 했었다.

그러나 김선우와 랜들이 차례로 돌아오고 이혜천과 이원재가 자리를 잡으면서 두산은 확실한 5인 로테이션을 갖췄다.

외국인 투수 저스틴 레이어를 불펜으로 써야 할 정도. 올림픽 이후 1군 합류가 점쳐지는 이승학도 자리를 찾기 힘들다.

선발진이 긴 이닝을 끌어주면서 무리가 줄어든 불펜진도 덩달아 힘을 냈다.

이재우와 임태훈으로 이어지는 특급 계투조는 16⅔을 던져 2승3세이브와 1홀드를 합작했고 김상현과 금민철도 6차례 등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연승 기간 타선이 경기당 4.6점만을 올렸음에도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
이재우와 임태훈이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 눈에 띄지만 두산 코칭스태프는 올림픽 기간 충분한 휴식을 가지면 후반기에도 싱싱한 투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두 SK와 승차를 3.5경기로 좁힌 김경문 감독이 "7월 한 달을 잘 보내 2위를 굳히면 SK와도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자신있게 밝힌 배경에는 확실히 자리를 잡은 투수진이 자리잡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진규수 기자 nicemas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