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앞 두 평짜리 보세 옷가게로 출발해 27년 만에 연매출 8조원,재계 순위 26위(2007년 말 기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이랜드 그룹.

동료 기업인이나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품는 의문은 '도대체 저 회사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하는 점이다. 이랜드는 규모에 비해 재계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은둔의 기업'으로 통한다.

《이랜드 2평의 성공신화(차기현 지음,이너북)》는 이처럼 베일에 가려졌던 이랜드의 모든 것을 해부한다. 창업에서부터 인수합병(M&A)계의 '기린아'가 되기까지 그들만의 원가 절감 비법,상권 분석 노하우,마케팅 기술,지식경영 인프라 등을 과거와 현재의 생생한 사례와 함께 분석한 것.

대한상공회의소가 1994년부터 중소기업 5만6000개를 추적 조사한 결과 10년 뒤 대기업(종업원 300명 이상)으로 성장한 업체는 0.1%도 안 되는 75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한국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이랜드는 '남과 다른' 생각과 '할 수 있다는 정신(캔 두 스피릿)' '재능보다 성실'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밑거름으로 '바늘구멍'을 뚫어냈다.

현직 기자인 저자가 지금의 이랜드를 만들어낸 'DNA'라 할 수 있는 18가지 '이랜드 스피릿'을 이 책에 담아냈다. 아울러 이랜드가 독서경영에 활용하는 필독서 리스트부터 이랜드맨들의 시간 관리와 책상 정리법까지 1년 반 동안 밀착취재하면서 알게 된 이랜드식 '업무 매뉴얼'도 공개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