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허위 정보를 통한 주가 조작 혐의와 관련,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1일 파산한 모기지회사 인디맥에 대한 불법 대출 조사에 나섰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리먼브러더스와 베어스턴스 주식에 대한 주가 조작 혐의와 관련해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메릴린치 등의 투자은행에 거래 기록과 이메일 등의 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수십 개의 헤지펀드에도 소환장을 발부했다. SEC로부터 소환장을 받은 헤지펀드는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시타델 인베스트먼트 그룹 등 50개 이상이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은 전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3월 베어스턴스의 몰락과 리먼브러더스 주가 폭락에 불법 거래가 연관돼 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들 업체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고의로 퍼뜨려 시세차익을 얻은 거래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이와 함께 전날 양대 국책 모기지회사인 패니매 프레디맥과 리먼브러더스 등 17개 대형 금융회사 주식에 대해 공매도(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해 주가 하락시 이익을 챙기는 것)를 오는 21일부터 30일간 한시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시장 불안을 틈타 특정 업체의 주식을 공매도한 뒤 해당 종목에 관한 악재를 퍼뜨려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챙기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FBI는 현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관리 아래 들어가 있는 모기지업체 인디맥에 대해 대출 관련 사기 혐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FBI의 수사는 인디맥이 신용등급이 불량한 사람들에게 모기지 대출을 해주기 위해 불법을 저질렀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