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외환위기 때 유행했던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가 최근 고(高)물가 속에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선비를 아낄 수 있는 재봉틀,구두수선상품,재단용품 등 수선 기기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옥션에선 각종 수선비를 절약할 수 있는 50여종의 수선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들 상품은 지난달에만 9300여개가 판매돼 작년 같은 달(5400여개)에 비해 72%나 급증했다.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3600여개가 나간 재봉틀.㈜청암무역의 '피앙세 전후진 미싱'(1만7900원)은 길이 22㎝,높이 12㎝의 작은 크기로 보관이 용이하고 건전지로도 사용할 수 있어 인기다.

바짓단을 직접 손질할 수 있는 제품도 등장했다. 미국 보스틱의 '핫 멜트 밴드'(1개.23㎝.9800원)는 드라이클리닝이나 물세탁에도 떨어지지 않는 반영구 제품으로,지난달 800개 가까이 팔렸다. 바짓단을 줄일 때 옷감 사이에 이 제품을 5㎝가량 잘라 넣고 스팀 다리미로 10초 동안 눌러주면 세탁소에 바짓단 수선(3000~4000원)을 맡기지 않아도 된다.

닳은 밑창을 복원해주는 신발 리폼 제품은 지난달 4700여개가 팔려 전년 동월 대비 126%나 급증했다. 일본 슈구사(社)의 '슈구 오리지널'(130g.1만5000원)은 구두 운동화 등산화 등의 밑창에 닳은 부분만큼 젤리를 발라주고 10분가량 놔두면 마치 새 제품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구두수선소에 맡길 때 1만원 이상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집안 가구 등을 직접 고쳐 쓰는 사람들이 늘면서 마감재,코팅재 등도 잘 팔린다. G마켓에선 노루표페인트의 초벌재 '젯소'(500㎖.7000원)가 하루 평균 100여개씩 팔리고 있다. 수선 작업 전에 이 제품을 가구에 바르면 페인트 칠이나 시트 부착이 수월해지며 냄새도 없어 인기를 끌고 있다.

장성호/최진석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