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비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영화 '스피드레이서'가 한국과 미국에 이어 원작의 고향인 일본에서도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16일 일본의 영화전문 사이트 에가닷컴(www.eiga.com)이 흥행통신(興行通信)의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박스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스피드레이서'는 개봉 첫 주말을 5위로 출발한 데 이어 개봉 2주차인 12~13일 주말에는 7위로 2계단 내려앉았다.

'스피드레이서'의 원작이 일본의 만화(한국 방영제목 '달려라 번개호')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흥행 스코어는 더욱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다.

에가닷컴은 "'스피드레이서'가 미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워쇼스키 형제의 전작인 '브이 포 벤데타'의 70% 에 해당하는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스피드레이서'는 곽재용 감독이 일본에서 연출한 영화 '사이보그, 그녀'보다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일본에서 5월30일 개봉한 '사이보그, 그녀'는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3위를 차지했고, 2주차와 3주차에는 각각 4위에 오르는 등 5주 연속 박스오피스 톱 10에 들었다.

'스피드레이서'는 한국에서는 지난 5월 327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75만명을 모으는데 그쳤고 미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3천600여개 스크린에 걸렸지만 4천200만 달러(약 420억원)의 수입을 올리는데 머물렀다.

일본 극장가에서는 자국 영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13일 박스오피스에서는 '꽃보다 남자-파이널'과 '게게게노 기타로 천년 저주의 노래'가 각각 1위와 3위에 올라 2위를 차지한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과 함께 상위권을 지켰다.

'게게게노 기타로 천년 저주의 노래'에는 한국 배우 소지섭이 요괴로 출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