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증권'의 창시자인 루이스 S 라니에리 전 살로먼브러더스 부회장(61)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신용경색이 심화되는 등 미국 자본시장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1977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을 처음 고안해낸 그는 "비합리적 수준까지 팽창한 모기지 시장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밝힌 서브프라임 사태 해법을 소개한다.

―왜 모기지의 증권화가 필요했나.

"197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건 미래에 얼마나 수입이 있을지를 감안해서 이뤄졌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거 가정을 꾸미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가질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켜주려면 금융회사들이 더 많은 자산을 확보해야 했다.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증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모기지 증권은 금융사의 재무 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자산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었다. "

―그런데 왜 이렇게 상황이 악화됐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고 모기지 증권 매각이 끝나면 시장도 위축돼야 한다. 하지만 2004∼2005년께는 오히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급팽창했다. 그동안 모기지 혜택을 볼 수 없었던 저신용자들도 주택을 구입했다. "

―왜 그런 현상이 빚어졌나.

"'공포와 탐욕 간에는 일정한 관계가 있다'는 월가의 격언이 있다.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탐욕이 늘게 된다. 시장참여자들이 점점 더 용감해지면서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 발행도 확대됐다. 금융회사들은 단지 중개 역할만 하고 수수료를 챙겼다고 생각할 뿐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다. "

―모기지 증권 시장은 회생이 불가능한가.

"꼭 그렇지는 않다.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대출을 해주면서 고객의 소득 증빙을 면제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큰 리스크를 안고 돈을 빌려주면 시장 질서를 회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감독을 강화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합리가 판치게 된다. 법제화를 통해 프레디맥 패니매 등 국책 모기지업체로 하여금 모기지 증권 가격 설정 및 상품 표준화를 유도하는 것도 문제 해결의 한 방안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