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오일달러 유입으로 구매력이 커진 러시아가 유럽 내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경영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보고서를 인용해 올 상반기 러시아 자동차 판매 대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한 165만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PwC는 이 같은 통계는 비록 중고 수입차를 포함한 것이긴 하지만 같은 기간 독일의 신차 등록 대수를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wC는 2008년 러시아 차 판매 대수가 3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가 예상한 2008년 독일 내 신차 판매 대수(320만대)보다 많다.

세계경기 침체 속에 유독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세계 메이저 자동차업체들은 러시아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과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엥은 러시아 내 생산 차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노리고 최근 러시아에 조립공장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르노자동차가 현지 최대 자동차업체인 라다의 지분 25%를 10억달러에 매입하기도 했다.

러시아 중산층들은 포드의 '포커스'와 르노의 '로간'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델은 상반기에만 각각 3만대 이상 팔렸다. 상반기에 러시아에서 판대된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101만대에 달했다. 6월 한 달 기준으로는 전년 같은 달보다 44% 증가한 20만2309대가 팔렸다.

러시아의 석유 매장량은 확인된 것만 744억배럴로 세계 8위 규모이며,생산 기준으로는 하루 955만배럴로 세계 2위에 달한다.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기도 한 러시아는 가계 소득 및 소비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8.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