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지난 9일 폐막한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는 18가지 호사스런 요리 탓에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정상들의 입맛에 맞춘 최고급 만찬인 만큼 함께 제공된 와인에 대해 애호가들의 궁금증도 많다.

정상들의 만찬 식탁에는 4종의 와인과 일본 전통술 사케가 올랐다. 우선 건배주로 쓰인 사케 '준마이다이긴조 나카도리'와 샴페인 '르 레브 그랑크뤼 라 셸 그로와'(사진1)는 모두 일본인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공통점.'라 셸 그로와'는 프랑스 상파뉴에서 생산됐지만 일본 산케이비버리지사(社)가 일본 전통주 제조기법을 가미해 만든 그랑크뤼급 샴페인이다. 지난해 출시돼 1만9950엔(약 20만원)에 팔리고 있다.

또 프랑스 부르고뉴의 대표 와인 '루이 라투르 코르통 샤를마뉴 2005'(사진2)와 미국의 '몬테 벨로 릿지 캘리포니아 1997'(사진3),헝가리의 '토카이 에센시아 1999'(사진4)가 메인 요리와 함께 나왔다. '루이 라투르 코르통 샤를마뉴 2005'는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들어 적절한 산도와 조화를 이루는 열대과일 향이 인상적이다. 부르고뉴 최고의 빈티지(2005년)인 만큼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93점을 받았다. 국내에는 2005년 빈티지는 수입되지 않고 2000,2004년 빈티지가 38만원에 판매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만과 태평양 사이 산타크루즈 지역 해발 800m의 릿지 포도원에서 생산된 '몬테 벨로 릿지 캘리포니아 1997'은 2006년 5월 파리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동시에 열린 '파리의 심판 30주년 기념 시음회'에서 프랑스 특급 와인들을 제치고 최고의 와인(1971년 빈티지)으로 선정돼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 1997년 빈티지는 수입되지 않지만 1998~2004년 빈티지를 구할 수 있다. 가격은 46만원 선.

'토카이 에센시아 1999'는 프랑스 루이 14세가 '왕이 마시는 와인이자 와인의 왕'이라고 극찬한 스위트 와인이다. 헝가리 서북부 토카이 지방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으론 '로열 토카이 아수 에센시아'가 있는데,썩기 직전의 포도를 수확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연간 6000여병만 생산되고 한 병의 용량도 500㎖다. 국내에선 1995년 빈티지를 42만2000원에 팔고 있지만 그나마 재고가 5병밖에 없다고 한다.

이종훈 신동와인 대표는 "와이너리에서 오랜 기간 숙성을 시키기 때문에 1996년 빈티지도 올해 말께 들여올 예정"이라며 "1999년 빈티지는 이번 회의를 위해 특별히 주문된 것으로 보이며 유명세로 인해 2~3년 후 유통될 때 가격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