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왼손잡이가 소수인데다 살아가는 데도 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지만 적어도 야구에서만큼은 다른 모양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교 데이비드 피터스 공학교수는 최근 교내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야구에서는 왼손잡이가 분명히 이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10일 전했다.

피터스 교수는 "인구의 90%가 오른손잡이지만 야구의 경우 전체 선수의 25%가 왼손잡이"라면서 "야구에 서 왼손잡이는 분명히 이점이 있다.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주 쿠퍼스타운 소재 야구 명예의 전당이 헌액된 선수들에 대해 최초로 통계를 내봤다.

헌액된 투수 61명 중 13명(25%)이 좌완이었다.

타자의 경우는 그 비율이 더 높았다.

야수 중 오른손 타자는 71명인데 비해 좌타자는 59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이들 중에는 타격에서 이름을 떨친 이가 많았다.

베이브 루스, 테드 윌리엄스, 타이 콥, 스탠 뮤지얼, 배리 본즈 그리고 조지 브렛 등이 있었다.

피터스 교수는 좌타자가 타격 후 1루로 뛰도록 돼있는 야구경기 룰로부터 자연스럽게 이득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우타자는 스윙을 하고 나면 몸이 3루쪽으로 돌아가 1루로 뛰려면 방향을 바꿔야 하지만 애초부터 타석에서 우타자보다 1루쪽으로 5피트(약 1.5m) 가깝게 서있는 좌타자는 스윙 후 자연스럽게 몸이 1루쪽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같은 방향으로 뛰어나가면 되기 때문.
그는 "이는 좌타자가 우타자보다 6분의 1초 1루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좌타자가 우투수를 상대할 때 공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피터스 교수는 언급했다.

웹사이트 레트로시트(retrosheet.org)에 따르면, 지난 시즌 우투수를 상대로 좌타자의 평균 타율은 0.272였지만 우투수를 상대로 한 우타자의 타율은 0.261이었다.

피터스 교수는 또 심지어 많은 야구장의 설계 자체가 왼손잡이에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좌타자가 잡아 당기는 타구가 날아가는 오른쪽 담장의 거리가 좌측 담장보다 짧다는 것이다.

양키 스타디움이 그렇고 홈플레이트로부터 거리가 92m에 불과한 페스키폴이 우측 담장에 있는 보스턴 구장 역시 그런 경우다.

이 같은 이점 때문에 적어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 중 많은 이들이 태생적 왼손잡이였다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왼손을 이용해 타격을 한 선수들로 보인다.

야수 138명 중 순수한 왼손잡이는 22명에 불과했고, 이 중 37명은 공은 오른손으로 던지지만 타격은 왼쪽으로 한 선수들이었다.

물론 야구에서 모든 점이 왼손잡이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포수나 내야수는 도루 저지와 1루 송구의 어려움 때문에 거의 다 오른손잡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