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한밤에도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대형 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짭짤한 '열대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찜통 더위로 잠 못 이루는 '올빼미족'들이 한밤에 시원한 대형마트 매장을 찾거나 편의점에 먹거리를 사러 가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선 선풍기가 동 나는 등 더위를 식힐 여름 상품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가 열대야가 시작된 지난 6일 수도권 지역 주택가 600여개 점포의 시간대별 매출을 조사한 결과 오후 10시~오전 2시 매출이 일주일 전(6월29일) 같은 시간대보다 48.6% 증가했다.

특히 자정~오전 1시 매출은 103.2%나 급증했다.

품목별로는 맥주(40.4%) 안주(77.9%) 아이스크림(64.1%) 등 간식거리 판매가 크게 늘었다.

편의점 훼미리마트의 수도권 1000여개 점포도 6일 오후 8시~오전 2시대 매출이 45.1% 늘어 이날 전체 매출 증가율(24.5%)보다 월등히 높았다.

조만환 GS25 영업기획팀장은 "장마인데도 비 오는 날이 많지 않고 갑작스럽게 무더위가 시작돼 심야에 편의점을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한밤중에 맥주 아이스크림 등 여름 상품이 떨어지지 않도록 점포마다 재고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에서도 야간 고객 수와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전국 14개 점포를 가진 GS마트에선 지난 주말(4~6일) 매출이 전주 말(6월27~29일)보다 7.8% 늘었으며 오후 8~12시 매출은 14.7% 증가했다.

특히 오후 10~11시대 매출 증가율이 17.3%로 가장 높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지난 주말 오후 8시 이후 매출 비중이 전주에 비해 각각 3.0%포인트와 1.5%포인트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여름 가전 매출이 전주 대비 2배가량 신장됐다.

특히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영남권에선 롯데마트 울산점 등 4개 점포의 선풍기 재고가 바닥 나기도 했다.

여름철 야간 쇼핑족들이 늘어남에 따라 대형 마트들은 영업 시간을 연장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초부터 강변점 등 20개 점이 오후 11시에서 자정,월드점 등 36개 점은 자정에서 오전 1시까지 영업 시간을 한 시간 연장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이달초부터 지방 점포의 경우 점장 권한으로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송태형/장성호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