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이 우리 경제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는 물가가 더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100억달러에 가까운 외화를 쏟아부으며 환율 안정을 꾀했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1050원 선을 돌파했다.

2년8개월 만이다.

환율을 떨어뜨려 수입물가를 잡아보겠다는 정부의 외환정책은 오히려 환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시장의 눈은 이제 한국은행에 쏠리고 있다.

작년 9월 이후 10개월째 정책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0일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가 궁금하다.

물가급등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 우려 탓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지난달 이성태 한은 총재는 단기간에 금리인상이 없다는 뜻을 시사했다.

다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단계 고유가 비상조치선인 170달러에 이를 경우 통화신용정책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 인상은 시기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는 경기침체를 자초해 대량 실업을 야기할 수도 있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이 "금리를 올리기도,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 이유다.

경기 침체는 감세로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차질을 빚고 있다.

6월 임시국회가 국회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려 세법개정안 등을 처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엔 또 그동안 연기돼 왔던 개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내각 개편은 중폭 이상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는 쇠고기 문제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의 정운천 장관,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등 2~3명의 장관만 교체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승수 총리의 경우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고,물가불안이라는 경제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경제 수장인 강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추락하고 있는 증시가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1577.94로 마감해 지난 3월 중순의 연중 최저치(1574.44)에 바짝 다가섰다.

이번 주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국제 유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과 한국증시가 어닝시즌에 진입한다.

기업들의 실적전망이 우울한 만큼 주가도 쉽사리 반등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외 경제상황은 갈수록 꼬이고 있어 또 힘든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승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