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북서쪽 해안가 갯벌지대.인삼밭에서 쓰이는 검은 차양 모양의 구조물들이 30만㎡ 대지 위에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LG솔라에너지 태양광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태양광 모듈의 모습이다.

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광 모듈은 70인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 화면과 엇비슷한 크기로 모두 7만7000개가 설치돼 있다.

◆21세기 염전,태양광 발전소

"태양광 발전소는 염전과 입지 조건이 똑같습니다.

햇볕이 좋아야 하지만 바람도 불어줘야 합니다.

태안 태양광 발전소 부지도 염전이 있던 자리입니다."

잦은 야외작업으로 얼굴이 붉게 익은 안성덕 LG솔라에너지 대표는 6일 "햇볕이 강렬한 사막이 최적지일 것 같지만 25℃가 넘으면 급속도로 태양전지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태안처럼 햇볕과 바람이 골고루 많은 지역이 발전소의 적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절별로는 볕이 좋으면서 온도가 높지 않은 봄ㆍ가을에 더 높은 효율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 발전소는 지금까지 국내에 설립된 태양광 발전소 중 가장 규모가 큰 14메가와트(㎿)급이다.

약 80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을 만들 수 있다.

지난 3월 착공해 지난달 26일부터 발전을 시작했다.

연간 예상 매출은 130억원 선.매년 1만2000 t의 이산화탄소를 줄여 벌어들일 수 있는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 28만5000달러(3억원)는 덤이다.

발전소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박명석 부장은 "공정이 자동화돼 직원 7명이 발전소를 가동한다"며 "향후 이 시설을 태양광 발전 견학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발전소 바닥에 잔디를 깔고 교육시설도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끌어올리기가 관건

국내 태양광 발전소는 총 456개(총 전력생산량 156㎿)에 이른다.

고유가로 태양광 사업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판단한 기업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진출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LG솔라에너지 태양광 발전소는 한국전력에 ㎾당 677원에 전기를 판매한다.

이 중 한전이 부담하는 금액은 다른 방식으로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와 비슷한 ㎾당 120~130원.

나머지는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원자력이나 화력발전과 비교하면 발전 비용이 5배쯤 된다.

LG솔라에너지는 태안 발전소에 투자한 1100억원을 회수하는 데 8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요즘은 수익성이 더 떨어졌다.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근 1~2년 새 10배 가까이 오른 탓이다.

정부 보조금이 올해 10월부터 30%가량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더욱 취약해진다.

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장비 중 상당수를 유럽에서 들여와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유로화가 오르면서 원화 기준 장비 가격은 30% 이상 비싸졌다.

안 대표는 "충남 보령에도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려다가 수익성 문제로 사업을 보류키로 결정했다"며 "아부다비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달라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요청을 고사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LG,태양광 사업 총출동

LG그룹은 계열사들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확정했다.

발전 단계에서는 큰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원재료와 장비사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제조는 LG화학이,셀에 들어가는 웨이퍼 생산은 실트론이 각각 담당한다.

LG전자는 태양전지의 셀과 모듈,LGCNS는 사업개발,LG솔라에너지는 발전소 운영을 맡는다.

LG그룹은 내년 하반기 무렵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안=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