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속에서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선전이 돋보인다. 주가가 역사상 최저점 수준인데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오전 10시 19분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0.95%, 3.58%씩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94%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는 반도체 업황을 눌러왔던 낸드플래시 가격의 안정과 D램 가격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대만의 '디지타임스(DigiTimes)'는 지난 2일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용 낸드형플래시 메모리 5000만개를 수주했으며, 지난 5월부터 생산량을 조절해 이달부터 다른 고객사들에 대한 공급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집중해 낸드플래시 공급을 줄이면 그만큼 가격 안정에는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같은 날 미국 주식시장에서 세계 최대 플래시카드 제조업체인 샌디스크는 6%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권사들이 디지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이달부터 낸드플래시 가격이 안정 혹은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미국 반도체 업체들 주가가 올랐고, 이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D램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만의 온라인 반도체 중개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이달 중 D램 가격이 10~20% 상승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지난 2주간 현물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는 계절적 조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공급이 제한돼 향후 가격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하이닉스의 흑자전환은 확실시되고 삼성전자 역시 전 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5배와 1.2배로 역사적 하단에 와 있으므로 빠질만큼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정기술 발전을 통한 원가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계 경기 악화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