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원 부국이다.

아연과 텅스텐 생산 세계 1위를 자랑하며 우라늄 매장량 2위,석유 매장량 7위에 이를 정도로 자원의 보고다. 이들 자원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 경제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연평균 10.1%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해왔다. 하지만 최근 카자흐스탄 경제는 단기 압축 성장으로 인한 외채 급증과 부동산경기 침체,인플레이션,성장 저하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카자흐스탄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막대한 외채다. 2006년 이후 원자재 투자를 노리는 해외자금이 밀려들면서 은행 부문의 외화차입이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카자흐스탄의 외채 규모는 총 963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율이 92.8%에 이르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46.4%) 터키(36.9%) 베트남(31%) 등 다른 이머징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글로벌 신용경색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작년 10월 카자흐스탄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으며,지난 4월엔 향후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부동산 거품도 많이 빠진 상태다.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의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지난해 고점 대비 38%,올 들어서만 15% 하락했다. 은행이 해외 차입금 상환을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부동산 구매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이용이 줄어들고,이게 부동산 가격 조정으로 연결됐다.
[신흥국 경제 긴급진단] (5·끝) 카자흐스탄…외채 급증·인플레 역풍에 '한숨'
치솟는 물가도 위협 요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8.8%에 달했으며 올 1분기에도 19.1%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식료품 가격이 26.6% 치솟으면서 서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4월부터 오는 9월까지 밀 수출을 금지하고,14억달러 규모의 식료품 가격 안정 펀드를 조성해 농가 지원에 나섰다.

카자흐스탄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3.2%포인트 하락한 5.3%대로 예상된다. 2006년 10.7%에서 지난해 8.5%로 낮아지더니 올해도 큰 폭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증시도 올 들어 1.1% 상승에 그치며 2600선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 및 원자재 수출 호조에 따른 외환보유액 증가와 무역수지 개선은 카자흐스탄 경제에 한줄기 햇살을 비춰주고 있다.

5월 말 현재 카자흐스탄의 외환보유액은 214억달러,국부펀드 자금은 240억달러로 지난해 12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각각 36.9%,14.2% 증가했다.

올 1분기 무역흑자도 87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배 늘었다. 카자흐스탄 화폐인 텡게화 가치도 안정세다. 텡게화 가치는 지난해 중반 미국발 신용경색 여파를 막기 위해 카자흐스탄 정부가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선 이후 1년여째 달러당 120텡게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