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와 토지공사 사장 자리가 지난 4월18일부터 두 달 이상 비어 있다.

두 공기업은 이미 내정된 사장 이름으로 된 명함을 새기고 취임 플래카드 등을 마련하는 등 취임식 준비를 모두 마쳤으나 취임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없는 가운데 주공과 토공의 두 노조는 통폐합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26일 각 공기업에 따르면 사장이 사실상 내정되거나 사장 재공모 절차에 따라 기관장 교체 작업이 수개월간 이어지는 공기업마다 정기 인사나 하반기 영업목표 설정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등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사장 임명 절차는 사실상 끝난 상태이지만 청와대로부터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정식 임명 시기를 알 수 없으며 늦어지는 이유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민 주택을 짓는 주택공사와 주택ㆍ산업 용지를 공급하는 토지공사의 업무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 공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술보증기금은 지난달 20일부터 공모 절차를 거쳐 이사장 후보를 4명으로 추렸으나 금융위원회로부터 재공모 지시를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 17일 임기가 끝난 한이헌 이사장이 재공모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출근하고 있다.

기보는 한 이사장이 출근은 하지만 기관장 교체 작업이 공식화된 지난 4월 중순부터 사실상 경영 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

기보 노조는 "신용보증기금과의 통합 문제도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다"며 "당장 상반기 업무 평가와 하반기 경영목표 설정,7월 중순 정기 인사 등이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3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유재한 사장의 후임자를 공모했으나 재공모하는 바람에 3개월 넘도록 사장 자리를 비워 놓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초 양천식 행장이 재신임을 받지 못해 한 달간 후임자 공모 작업을 벌여 현재 3배수로 후보자를 추렸다.

지난달 19일 임기가 끝난 수출입은행 이사 2명은 신임 은행장이 올 때까지 계속 근무하라는 기획재정부 지시에 따라 은행에선 후속 임원 인사를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임기를 1년6개월가량 앞두고 지난달 사표를 제출한 홍석주 사장의 후임자를 공모하고 있다.

KOTRA도 홍기화 사장이 4월19일로 임기가 끝나면서 새 사장을 공모했지만 재공모까지 거치면서 두 달이 넘도록 후임자를 뽑지 못하고 있다.

KOTRA의 상임 이사 7명(사장 감사 포함) 중 5명이 임기를 다했거나 그만뒀으며 임기가 끝난 홍 사장,한준우 부사장 겸 전략경영본부장과 김주남 북미지역본부장 등은 후임자가 올 때까지 임시로 일을 보고 있다.

팀장급 인사 발령도 늦춰지고 있다.

김문권/박준동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