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순자산 100만弗 이상 첫 1000만명 돌파
中.印. 브라질 등 신흥국 약진 … 한국 증가율 4위

불황에도 슈퍼부자 늘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순자산 100만달러가 넘는 백만장자와 이들의 보유자산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백만장자 수는 1000만명을 넘었으며,한국에서도 11만8000명이 '백만장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메릴린치와 컨설팅 회사인 캡제미니는 24일 '세계 부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순자산이 100만달러가 넘는 백만장자는 1010만명으로 전년보다 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순자산은 거주 주택과 자동차 등 소비재를 뺀 순수 운용자산을 말한다.

메릴린치와 캡제미니가 매년 발표하는 부자 보고서에서 백만장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백만장자가 갖고 있는 총자산은 40조7000억달러로 전년보다 9.4%나 늘었다.

백만장자 1인당 평균 자산은 403만달러에 달했다.

백만장자 수와 이들의 자산 증가율은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5.1%)보다 높았다.

세계경제가 신용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백만장자들의 자산은 평균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처럼 백만장자 수가 급속히 증가한 것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가의 약진이 두드러진 덕분으로 메릴린치는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성장률이 높았던 데다 주가도 많이 올랐으며 새로 상장된 기업도 많아 백만장자가 대거 탄생했다.

인도의 경우 백만장자 수는 12만3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2.7%나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41만5000명의 백만장자를 배출한 중국도 백만장자 수가 1년 새 20.3% 불어났다.

브라질의 백만장자도 전년의 12만명에서 14만3000명으로 19.1% 늘었다.

한국의 백만장자는 작년 한 해 18.9% 증가해 11만8000명에 달했다.

백만장자 수 증가율로는 한국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이에 비해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백만장자 수는 각각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렇지만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의 백만장자가 330만명으로 여전히 가장 많았다.

이들 백만장자는 자산의 33%를 주식에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채권 등 고정금리가 주어지는 유가증권에 27%를 투자했으며,17%는 예금에 넣어두거나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에 운용하는 자금은 14%로 비중이 낮았다.

나머지 9%는 헤지펀드 등 대안투자에 활용했다.

2006년과 비교하면 부동산 투자비율이 24%에서 14%로 하락해 부동산 경기침체를 반영했다.

반면 예금 및 현금 비중은 14%에서 17%로,채권 투자 비중은 21%에서 27%로 높아져 경기 부진에 백만장자들은 발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순자산이 3000만달러가 넘는 '울트라 부자'는 10만330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8.8% 늘어난 것이다.

이들이 가진 자산도 14.5% 불어났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