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23일 발표한 기업경기 예측 조사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대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마이너스 15.2로 나타났다.

1분기의 마이너스 9.3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이 지수는 현재 경기가 '하락하고 있다'고 대답한 기업 비율에서 '상승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을 뺀 것이다.

때문에 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경기가 하락 중이라고 답한 기업이 상승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소니 히타치 캐논 등 일본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회장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감경기 조사에서도 절반을 넘는 53개 기업이 '일본의 경기회복 국면이 이미 끝났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조사 때는 7개 기업만 그 같은 입장을 보였다.

향후 전망에 대해 '경기 확장이 올 여름까지만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기업은 10개사,'연말이나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업은 32개사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미국의 경기 부진과 폭등하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값 강세가 일본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요소라고 지적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TV아사히에 출연해 "지금까지는 일본 경제가 정체됐다고 말했으나 이제부터는 허약하다고 말할 것"이라면서 "기업 수익성과 개인 지출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도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경제는 지난 1분기 4.0%의 높은 실질 성장률을 기록해 3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2분기에는 미국발 경기 둔화 여파로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