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추가 협상 결과가 발표됐는데도 촛불시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일반 시민 대신 공공노조,전교조,시민단체 등 각종 이해단체들이 촛불집회의 주력 부대로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측은 22일 "추가 협상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며 재협상이 될 때까지 촛불을 들자"며 집회 강행 방침을 밝혔다.일부 시위대는 전날 전경버스를 부수고 방화한데 이어 이날도 광화문에서 대치중인 경찰에 오물을 투척했다.시위대는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와 함께 대운하 사업포기,공기업 민영화 반대 등 정치 구호를 외쳤다.하지만 구호가 점차 정치성향을 띠자 일반 시민들이 등을 돌려 참여인원은 2500명 선(경찰추산)으로 크게 줄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토론장인 다음의 아고라 이용자 200여명은 오후 7시부터 여의도 KBS 앞에서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따로 열었다.

경찰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측이 미국 쇠고기수입 전면 재협상을 촉구한 '48시간 국민행동' 행사 마지막 날인 이날 불법시위 혐의자 4명을 연행했다.

앞서 정부가 추가 협상 결과를 발표한 지난 21일 밤 1만여명(경찰 추산)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오후 9시께부터 세종로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11시께에는 대책회의 측이 준비해둔 모래로 주머니를 만들어 전경버스를 벽삼아 쌓아올렸으며 수십명이 전경버스에 올라가 각종 노조 깃발을 흔들며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흥분한 일부 시위대는 밤 12시께 전경버스의 철망을 떼어내고 버스 안에 있던 전경의 소화기를 빼앗는 등 폭력적으로 변했다.

22일 오전 1시20분께에는 전경버스 1대를 밧줄에 묶어 끌어내는 바람에 버스 안에 있던 소대장과 전경 8명이 시위대에 포위되기도 했다.

3시쯤에는 연모씨(31·무직)가 전경버스의 연료 투입구를 열고 종이를 넣어 불을 붙였으나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불이 연료로 옮겨 붙기 전에 진압해 다행히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현장에서 불법 시위를 벌인 혐의로 12명을 조사 중이다.

김병일/이재철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