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苦유가' 고통분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교민 정이연씨(38)는 지난 14일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다가 망신을 당했다.
휘발유를 가득 채웠더니 60달러가 나왔다.
신용카드를 가지고 나오지 않아 현금을 뒤졌지만 5달러가 부족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50달러면 '만땅'을 채울 수 있었던 경험만 믿고 지갑을 확인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최근 미국에선 정씨 같은 사람이 많아졌다.
휘발유값이 사상최고인 갤런(3.7ℓ)당 4달러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지 않은 채 무심코 '가득'을 외쳤다간 돈이 모자라 난처한 지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사람들은 휘발유를 가득 채우지 않고 '20달러어치'식으로 특정 금액만큼만 휘발유를 넣고 있다.
그런 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휘발유가 떨어져 옴짝달싹 못하곤 하는 운전자들도 상당수다.
실제 자동차 운행도중 연료가 떨어져 급유서비스를 요청한 사람이 14%가량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자동차의 천국인 미국에서 휘발유값 상승은 일반인들에겐 치명적이다.
자동차 운행거리가 1942년 이후 최대로 줄 정도니 말이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시골에서는 휘발유를 사기 위해 먹을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조차 생길 만큼 고유가의 파장은 크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는 그저 팔짱만 끼고 있다는 점이다.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자"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와,"이에 반대한다"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 간 설전만 요란할 뿐 정부차원의 대책이 나올 기색은 없다.
그런데도 경제주체들이 정부에 대책을 내놓으라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경유값 상승으로 트럭운전사들이 수도인 워싱턴에서 가끔 항의시위를 벌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유럽이나 아시아의 트럭운전사들만큼 격렬하지는 않다.
상당수 서민들은 일단 스스로 감내하면서 견디겠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미국 국민들은 고유가 시대에 맞춰 생활패턴을 바꾸며 적응하고 있다.
고유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큰 흐름이다.
한국 국민들도 여기에 맞춰 고통을 분담하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휘발유를 가득 채웠더니 60달러가 나왔다.
신용카드를 가지고 나오지 않아 현금을 뒤졌지만 5달러가 부족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50달러면 '만땅'을 채울 수 있었던 경험만 믿고 지갑을 확인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최근 미국에선 정씨 같은 사람이 많아졌다.
휘발유값이 사상최고인 갤런(3.7ℓ)당 4달러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지 않은 채 무심코 '가득'을 외쳤다간 돈이 모자라 난처한 지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사람들은 휘발유를 가득 채우지 않고 '20달러어치'식으로 특정 금액만큼만 휘발유를 넣고 있다.
그런 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휘발유가 떨어져 옴짝달싹 못하곤 하는 운전자들도 상당수다.
실제 자동차 운행도중 연료가 떨어져 급유서비스를 요청한 사람이 14%가량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자동차의 천국인 미국에서 휘발유값 상승은 일반인들에겐 치명적이다.
자동차 운행거리가 1942년 이후 최대로 줄 정도니 말이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시골에서는 휘발유를 사기 위해 먹을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조차 생길 만큼 고유가의 파장은 크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는 그저 팔짱만 끼고 있다는 점이다.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자"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와,"이에 반대한다"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 간 설전만 요란할 뿐 정부차원의 대책이 나올 기색은 없다.
그런데도 경제주체들이 정부에 대책을 내놓으라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경유값 상승으로 트럭운전사들이 수도인 워싱턴에서 가끔 항의시위를 벌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유럽이나 아시아의 트럭운전사들만큼 격렬하지는 않다.
상당수 서민들은 일단 스스로 감내하면서 견디겠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미국 국민들은 고유가 시대에 맞춰 생활패턴을 바꾸며 적응하고 있다.
고유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큰 흐름이다.
한국 국민들도 여기에 맞춰 고통을 분담하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