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부장(43.사시 30회)은 요즘 서울지검 부장검사 가운데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중순 첨수부장으로 발령 난 구 부장은 부임하자마자 영화인협의회가 접수한 영화파일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고소 사건에 대한 대대적 수사에 나섰다.

전 국민의 70%가 이용할 정도로 익숙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수사여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구 부장은 또 검찰의 공기업 전면수사 일환에서 한국교직원공제회의 부당 주식투자 의혹을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달 초에는 제품 설계도면 등을 빼 내 경쟁사에 건넨 혐의로 한국타이어 전 임원 조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구 부장은 첨단범죄 수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첨수부는 저작권 특허 등 지식재산권,기술유출 사건 등을 주로 다루는데 구 부장은 작년 서울대 법대 대학원에서 지식재산권법 박사 과정을 마친 전문가다.

대검 정보통신과장 시절에는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사정을 꿰뚫게 됐다.

정보기술(IT) 관련 뇌물수수 혐의자는 빠져 나갈 구멍도 없다는 얘기다.

렉시스 웨스트로 레지프랑스 등 외국의 판례와 법률 사이트까지 찾아 다니기 때문에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힘들다.

계속되는 수사 지휘에 지칠 때면 구 부장은 조용히 검도장을 찾는다.

대학 시절 고시 공부로 지친 머리를 식히려 무심코 찾은 동네 도장에서 20년째 연마한 그의 검도 실력은 공인 4단.

학구열도 운동에 대한 열정 못지않다.

현재 '저작인격권(저작권자와 분리할 수 없는 공표권.성명표시권 등)'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다.

얼마 전에는 2006년 대검 공판송무과장 재직시의 경험을 십분 살려'배심재판을 위한 연극기법과 전략'이란 외국 서적을 번역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육군 법무관을 마쳤다.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대검 검찰연구관.창원지검 거창지청장.대검 정보통신과장 등을 역임했다.

대검 정보통신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대검 청사 내에 방송국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