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무력한 경기력은 용납되지 않는다.

깔끔하고 시원한 승리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허정무호가 14일(한국시간) 오후 11시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3차 예선 3조 5차전 원정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무릎 이상으로 전열에서 빠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과 체감기온 40℃까지 치솟는 무더운 현지 기후의 불리함을 어떻게 극복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옥의 원정 2연전' 마지막 관문인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앞둔 대표팀은 그동안 3차 예선을 치르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력과 박지성의 결장에 따른 전술 다변화에 공을 들여왔다.

투르크메니스탄은 1무3패(승점 1)로 이미 3차 예선 탈락이 확정된 상태인 만큼 홈 팬들 앞에서 적극적인 공격축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승2무(승점 8)로 3조 선두인 대표팀 역시 북한과 최종전(22일.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 결과에 상관없이 일찌감치 최종예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을 반드시 꺾어야 하는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예상된다.

◇박지성 공백 '전술 다변화로 깬다'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앞둔 허정무 감독은 전술변화의 핵심이었던 박지성이 요르단 원정을 마치고 오른쪽 무릎에 이상을 호소하면서 전력에서 제외되자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의 공백을 대표팀 공격전술의 다변화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박지성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이를 위해 허 감독은 선수들이 기존 '4-3-3 전술' 외에 '3-5-2 전술'과 '3-4-3 전술'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주문했고, 터키 전지훈련 기간에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면서 박지성의 빈 자리를 채우도록 했다.

◇박주영, 3경기 연속골 도전
허정무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전에 앞서 치른 터키 전지훈련에서 눈에 띌 정도로 여러 차례 박주영(서울)을 혼냈다.

박주영은 요르단과 4차전 원정에서 전반 20분 이근호(대구)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받아 골 지역 정면에서 슛을 날렸지만 제대로 맞지 않아 골키퍼 가슴에 볼을 안겨줬다.

K-리그에서도 여러 차례 골대를 맞히는 불운을 겪었던 박주영의 골 감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증거였다.

박주영은 3차 예선을 치르면서 두 골을 기록했지만 모두 페널티킥 골이었다.

이 때문에 허 감독은 박주영의 자신감을 살려내기 위해 애정이 어린 '구박(?)'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
박주영은 지난 2월 투르크메니스탄과 1차전에서 2도움을 기록하면서 4-0 대승을 이끌었다.

투르크메니스탄과 두 번째 대결에서 박주영의 '축구천재' 기질이 되살아 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세트피스 훈련효과 볼까
허정무호는 지금까지 8경기를 치르면서 12골을 뽑아내 경기당 1.5골을 기록했다.

이중 프리킥(2골)과 코너킥(1골)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얻은 골은 단 세 골에 불과해 '약속된 플레이'의 해결 능력에서는 낙제점에 가깝다.

허 감독 역시 이를 인식, 터키 전훈에서 문전 프리킥 상황과 코너킥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박주영과 김두현이 짧은 거리에서 프리킥을 번갈아 차고 먼 거리 프리킥은 안정환(부산)이, 코너킥은 박주영과 왼발을 잘 쓰는 김치우(전남)가 맡았다.

특히 코칭스태프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수비진을 압박하기 위한 강한 몸 싸움을 주문하기도 했다.

조직력과 결정력 부족이라는 2중고에 시달리는 대표팀이 세트피스 완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