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00여명의 운송조합원을 거느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물류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울산 군산 등 일부 지역 화물연대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전국적 파업에 앞서 9일과 10일 전격적으로 화물운송거부에 들어가 곳곳에서 화물적체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군산항,부산항,평택항 등 물류거점 지역도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화물수송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10일 오후 1시 전북 군산시 소룡동 군산항.전북 물류 중심지의 하나인 이곳은 짙은 적막감에 빠져있었다.

화물연대 전북 군산지회 소속 조합원 650여명이 이날부터 전격 파업에 돌입하면서 물류기능이 거의 마비상태다.

하루 4만~5만t의 화물반출입량도 10%대로 뚝 떨어졌다.

군산항 하역사인 세방의 경우 하루 화물차 30~40대가 운행하던 하역작업에 위ㆍ수탁차량 6대만 투입하고 있으나 정상적인 화물처리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하역지연으로 야적장에 화물이 쌓이면 새로 도착한 배에서 화물을 내리지 못해 곧바로 항만기능은 상실하게 된다.

같은 시간 부산항 신선대부두."화물연대 파업으로 야적장이 마비될 가능성이 높으니 승용차는 모두 부두 바깥으로 이동시켜 달라"는 긴급한 방송이 흘러나왔다.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 안개가 많이 끼어 부산항으로 컨테이너 물량들이 몰려들고 있는데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되면 모처럼 만난 중국특수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며 걱정했다.

신선대부두와 바로 붙은 감만부두는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감만부두엔 수출입 물량이 늘면서 현재 야적장엔 비어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운송업체인 세방의 손권식 정보기술팀 과장은 "화물연대가 파업을 시작하면 곧바로 부두가 올스톱돼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수출입 화물이 전면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조합원이 운송거부에 들어간 경기도 평택항과 내륙 컨테이너기지 거점인 의왕 컨테이너물류기지에도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의왕 컨테이너기지는 철도수송,내륙운송,내륙통관,내륙항만 등의 4대 기능을 수행하며 수도권 컨테이너화물의 45% 이상을 처리하는 물류중심지.현재까지는 대체로 화물 운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파업 시한을 앞두고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운송업체들이 직영하는 화물차량은 대부분 10% 안팎이어서 파업이 시작되면 혼란은 극심할 전망이다.

의왕 컨테이너물류기지를 운영하는 경인ICD 관계자는 "운송거부파업이 발생하면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파업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수도권 지역의 물류수송이 대부분 마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항에선 지난 9일 저녁부터 일부 조합원들이 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10일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앞 진입로에는 화물연대 조합원 소속 컨테이너 운송 차량을 포함한 화물차 100여대가 길가에 늘어서 있었다.

동부두 컨테이너 전용부두 적치장에도 수출입 선적 등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4단 높이로 쌓였다.

평택항만청은 항만 물류난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평택항을 이용하는 대형 운송사 대표와 화물연대 서남부지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왕=김인완/군산=최성국/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