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 등 미국의 주요 당국자들이 일제히 달러화 추가 하락을 방치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급등하고 원유가격은 급락했다.

부시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유럽 방문을 앞두고 가진 연설에서 "강한 달러는 미국의 이익이고 미국의 이익은 곧 세계의 이익"이라며 "미국 경제는 과거에 겪지 못한 도전을 맞이하고 있지만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행정부가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폴슨 장관의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폴슨 장관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달러화 약세 현상을 경계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모든 정책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개입이나 그 이상의 정책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슨 장관이 외환시장 개입 의지를 직접 피력한 것은 이례적이다.

버냉키 의장도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한 경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우려됐던 징후들은 거의 사라졌다"며 "앞으로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발언이 잇따르자 뉴욕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석 달 만의 최고치인 달러당 107엔대로 급등했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1.54달러대로 뛰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달러 매도 개입 영향으로 6원80전 내린 달러당 1025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도 물량은 10억달러를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하영춘 특파원/주용석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