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상원의원이 경쟁자였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7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이로써 오바마는 오는 8월 말 덴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지명되는 절차만 남겨놓게 됐다.

힐러리는 이날 워싱턴DC 국립빌딩 박물관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 고별 연설에서 "오늘로 선거운동을 중단하며 오바마의 경선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힌 뒤 "오바마를 지지하며 그의 당선을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에너지와 열정,힘을 모아 오바마가 다음 미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게 돕자"며 "나를 지지해준 것처럼 오바마도 열렬히 지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로써 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꿔온 힐러리는 17개월간 계속된 대선후보 경선 무대에서 내려왔다.

힐러리는 대신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에 전력을 쏟아부을 것을 다짐해 '킹메이커'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 힐러리는 최근 50명의 핵심 선거자금 모금자들과 전화 회의를 하고 "오바마의 선거자금 모금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지지자들에게도 오바마 지원을 호소하는 등 발빠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오바마는 이날 성명을 통해 힐러리가 자신을 지지한 데 대해 영광스럽게 여긴다면서 "힐러리가 그동안 용기 있고 역사적인 선거운동을 벌여온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심을 모은 힐러리의 부통령 후보 지명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CNN이 민주당원 9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가 '힐러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고 답변해 민주당원 사이에서는 '오바마-힐러리'라는 드림티켓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가 승리한 5대 요인으로 △변화를 화두로 한 선명한 메시지 △빼어난 지역조직 구축 능력 △상대방의 비난에도 냉정을 잃지 않은 점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정직성 △유권자 존중 사고 등을 꼽았다.

힐러리의 5대 패배 요인으로는 △유권자 무시 행태 △선거 전략 부재 △부실한 선거캠프 운영 △오만하게 비쳐진 이미지 △자격론 시비 등을 지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