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미국의 지난달 월별 실업률이 22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경기침체의 골이 예상보다 깊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장중 한때 280포인트(약 2.2%) 넘게 급락했다.

6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실업률은 5.5%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실업률 상승폭은 1986년 2월 이후 최대폭이다.

또 실업률이 5.5%까지 치솟은 것은 2004년 10월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의 실업률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불거진 작년 8월 이후 올 들어 1~2월까지 4%대 중후반에서 움직였지만 지난 3월 이후 5%대로 올라서는 등 계속 악화되는 추세다.

노동부는 미국에서 5월 한 달에만 비농업분야에서 4만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올 들어 5월까지 줄어든 일자리는 모두 32만4000개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고용사정이 계속 악화되는 것은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이것이 소비심리 악화와 기업들의 고용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가 악화되면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해 결국 채용이 줄거나 심지어 대규모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길레스 모에크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경기침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5월 실업률이 '예상보다 훨씬 나쁜 수준'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5월 실업률을 5.1% 정도로 예상했었다.

자산운용사인 이튼 반스매니지먼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버트 매킨토시는 "실업률만 놓고 보면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