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경영쇄신안 발표 이후 40여일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18회 호암상 시상식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삼성전자 이윤우 총괄 부회장,이기태 대외협력담당 부회장,황창규 사장,최지성 사장,이상완 사장,삼성생명 이수창 사장,삼성SDS 김인 사장,사회봉사단 한용외 사장 등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총집결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건희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이 회장의 조카인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미디어 총괄 부회장,이 회장의 매형인 김규 제일기획 상임고문,고 이병철 회장의 조카사위인 조필제 세양주택 회장 등 범(汎) 삼성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시상식에서 가장 관심을 끈 사람은 조만간 중국 상하이로 떠나는 이재용 전무.그는 "중국 잘 다녀오라"는 지인들의 격려에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각 계열사 CEO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그룹 해체 이후 자율경영 체제를 뿌리내리는 데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이건희 회장 일선 퇴진 이후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하게 된 이수빈 회장은 '사장단협의회 운영 방안'을 묻는 질문에 "7월부터 사장단협의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겠다"며 향후 보폭을 넓힐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의 새 사령탑을 맡은 이윤우 부회장은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부담이 크다"면서도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신사업 발굴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와 삼성전자가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재편과 관련해서는 "계열사 간 사업 재편보다는 당분간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2분기에 북미시장에서 모토로라를 추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실치는 않지만 격차를 상당히 줄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출시한 '소울폰'과 관련해서도 "국내는 물론 유럽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다"며 올해 판매 목표치인 2000만대 달성을 자신했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