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실패의 연속이다. 한 번의 달콤한 성공을 위하여 실패를 무릅쓰고 또 다시 도전한다. 그래서 실패는 끊임없이 영혼을 성숙시킨다.

그렇다면 실패를 많이 할수록 바람직하다는 말인가.

물론 아니다. 여기서 실패란 더 큰 목표에 대한 더 큰 실패를 말한다. 고등학생이 더 높은 과정의 대학이나 유학을 향해 실패 하는 것과 중학교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실패와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반복되는 실패, 늘 그 자리에서 맴돌며 헤어나지 못하는 실패에서 마땅히 벗어나야한다.

내가 처음 골프할 때 까마득한 골프 선배를 만나 경기를 한 적이 있다. 많은 세월이 지났기에 얼마나 차이가 날까 자못 궁금증이 일었다. 그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그러나 예상외로 큰 점수 차로 내가 앞섰다.

“법사님은 어떻게 그렇게 골프가 느셨어요? 그동안 골프만 치신 것 아닙니까?”

그럴 리가 있겠는가. 나보다 먼저 시작했으니 실력으로 치면 그 분이 훨씬 앞서도 앞서야 할 터. 하지만 그 분의 타수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었고 나와 벌어진 타수에 얼굴까지 벌게진 상황이 벌어졌다.

골프장 뿐 아니라 어디서나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처음엔 대단했지만 실력이 늘지 않고 제자리인 사람. 내가 관찰한 골프가 향상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다.

1. 고집이 센 사람

스윙이 할 때 아무리 고개를 들지 말라고 해도 꿋꿋하게 제 고집을 꺾지 않는 분들. 앞선 경험자들이 올바를 폼을 알려줘도 제 고집 때문에 나쁜 폼을 바로잡을 기회를 잃고 만다. 모름지기 운동은 유연하고 부드러워야 큰 힘을 발휘한다. 자기 고집을 버리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

2. 무지한 사람

각종 룰과 경험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 전문가는 아닐 지라도 골프채 선택하고 게임의 룰 정도는 알아들어야 한다. 언제까지 무대포로 밀고나갈 수는 없다.

3. 연습을 게을리 하는 사람

아무리 운경신경을 타고났다 해도 꾸준히 피나는 연습을 게을리 하면 영영 초보를 면할 수 없다. 천재도 노력하는 자를 따를 수 없다.

이 세 가지는 비단 골프 치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 삶도 이러하다. 사회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고집을 자기 뚝심으로 착각하기 쉽고, 자신이 무얼 모르는지 모르기 쉬우며, 성공에 자만하기 쉽다. 이 세 가지를 하나로 줄이면 자기에 대한 착각이다. 미로 속에서 맴도는 자기 자신을 새처럼 공중에서 내려다 볼 줄 안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공부다.

일의 실패 때문에 영혼이 성숙하는 게 아니라 그 실패를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아는 마음가짐 때문에 보다 성숙해지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이란 비단 새 사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알고 반복되는 실패의 사슬을 끊고 더 높은 것에 도전함을 말한다.

매번 실패하고 싶다면 세 가지에 충실하면 된다. 그러나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적어도 자신이 이 세 가지에 속하고 있지 않은지 잘 돌아보아야한다.(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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