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올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5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8% 증가했으나 국민의 실제 소득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오히려 전 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2003년 1분기(-1.6%)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있는데도 국민의 주머니 사정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의미다.

경제성장률이 '플러스'인데도 실질 국민소득이 감소한 것은 교역조건이 악화된 탓이다.

원유 등 원자재값이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수입제품 가격은 급등한 반면 반도체 등 수출제품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대외 교역조건 악화로 1분기 실질무역손실은 사상 최대인 27조4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경제는 성장하는데도 국민이 손에 쥐는 돈의 가치는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편 1분기 실질 GDP 구성항목들을 세부적으로 보면 경기 둔화 조짐이 대체로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전 분기 대비 -1.4%)와 설비투자(-0.4%),정부투자(-0.2%),재화수출(-1.8%) 등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도 전 분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