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계가 사상 유례없는 대대적인 원가 절감에 착수했다.

철강재 등 국제 원재료 값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최대한 줄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비상 대책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빅3'의 올 원가절감액은 6000억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제1의 자동차업체로 부상한 도요타자동차는 전 차종의 설계를 손질하는 긴급 처방으로 앞으로 반년 내 300억엔 이상의 원가를 추가 절감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부품의 설계 개선과 강재 등의 사용량 감축으로 올해 비용 절감액이 총 3300억엔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도요타는 주요 자동차 부품회사에 대해서도 종전보다 강도 높은 원가절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그동안 모델 개편시기에 맞춰 대대적인 원가절감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판매 중인 모든 차종에 대해 대대적인 원가절감을 추진하기는 15년 만에 처음이다.

도요타는 지난해에도 3000억엔 정도의 원가절감을 실시,연결영업이익 기준으로 1200억엔의 이익 증가 효과를 거뒀으나 올해는 강판값이 30% 이상 급등함에 따라 이 같은 원가절감 효과가 사라지게 됐다.

이에 따라 추가 대책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원가 삭감을 실시,이익 감소폭을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닛산자동차는 부품수요 촉매용 귀금속의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올해 300억엔의 비용을 추가 삭감할 방침이다.

닛산은 내장재의 종류를 절반으로 줄이는 한편 부품별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 구입 단가를 낮추기로 했다.

또 2009년부터 출하하는 신차에 대해선 백금 등 귀금속 사용량도 50% 줄일 예정이다.

중국 등 해외공장의 부품 현지 조달비율도 현재의 70%에서 2010년에는 90%로 높여 부품 조달비를 아낄 방침이다.

통상 연 1700억엔 규모였던 코스트 삭감액을 올 이후에는 연 2000억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혼다도 올해 투입하는 신차의 설계를 수정,800억엔 이상의 코스트를 삭감할 계획이다.

마쓰다도 지난 4월 비용삭감 담당 전문 임원을 임명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