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부터 자유전공학부로 명맥 이어질 듯

1975년에 인문대와 사회대, 자연대로 해체된 옛 서울대 문리대의 교육ㆍ연구 정신이 내년에 신설되는 자유전공학부로 계승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29일 법학전문대학원 개원에 따라 학사과정 선발이 중단돼 발생하는 잉여 정원 93명을 2009학년도부터 가칭 `자유전공학부'로 선발하기 위해 내부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자유전공학부 입학생들이 특정 전공이나 계열에 얽매이지 않고 인문학과 자연과학, 예술, 사회과학, 공학 등 통섭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분과학문의 벽을 넘어 통합적인 교육ㆍ연구 활동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옛 문리과(文理科) 대학과 비슷한 성격을 지니게 된다.

학생들은 졸업 시까지 특정 단과대로 소속을 옮기지 않고 자유전공학부 적(籍)을 유지하게 되지만 영문학이나 철학 등 기존 전공 가운데 하나를 택해 이수할 수도 있고 이 경우 자유전공학부 출신이라는 점과 이수한 전공 분야가 함께 표기된 학위를 받게 된다.

최근 분과학문을 넘어 학제적 연구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서울대 내부에서는 문리대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이 제기되고 있고 서울대장기발전 계획도 문리대 해체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학교 측은 현재의 인문대와 사회대, 자연대의 재통합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자유전공학부가 옛 문리대의 성격을 계승하고 영어의 `컬리지 오브 아트 앤 사이언스(College of Art and Science)' 형태로 운영되는 대학의 장점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김완진 교무처장은 "요즘에는 인문학 전공자도 과학이나 기술을 모르면 연구활동에 어려움이 많고 공학도에게도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한 시대"라며 "학장회의와 평의원회 등 일부 의사결정 과정이 남아 있지만 전반적으로 분과학문의 벽을 허무는 자유전공학부의 취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