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아세안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환율이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이른바 '강만수 효과'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지난 1분기를 정점으로 해서 추락해야 할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오로지 수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은 2004년 8월 이후 최대치인 27%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 덕분에 원유 도입 단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는 균형점을 이뤘다.

선박 등 주력 품목의 호조로 7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무역수지도 5월에는 완전한 흑자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 수출이 유가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수출 증가세에 기여하고 있다.

선박류 역시 조선업 호황으로 당분간 수출 전망이 좋다.

일반기계는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계속해서 20~30%의 생산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덕분에 물량이 꾸준한 편이다.

주력 수출상품 중 하나인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는 꾸준히 판로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역시 고유가의 반사이익으로 소형차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다만 반도체는 가격 약세가 이어져 수출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컴퓨터는 수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경기 침체 여파로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 주력상품의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주춤하고 있다.

일본으로의 수출은 일본기업들의 견제로 국내기업들이 액정디바이스 반도체 등의 수출에서 타격을 받고있는 데다 경기 하강 영향까지 겹쳐 대일 무역역조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유가나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건설 및 산업시설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중동과 중남미 지역으로의 수출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중동이 44%,중남미가 29% 늘었다.

중국 역시 여전한 생산 증가세를 보여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경기침체가 진행 중인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상대로 한 수출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꾸준히 수출이 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적자 여파로 51억6000만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액 급증 때문이다.

서비스수지 역시 특허권 등 사용료 지급이 계절적으로 몰리는 시기여서 전분기에 비해 적자폭이 커졌다.

다만 여행수지 적자가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해 환율상승 효과가 경상수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상수지 적자의 근본 원인인 상품수지 적자폭은 수출 호조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측면에서는 유가가 어떻게 되느냐가 제일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석유제품 비수기로 점차 접어들기 때문에 그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하면 5월 이후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상당히 축소되면서 연간으로 균형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1~4월 누적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70억달러 내외 수준이지만 환율 상승과 국내경기 둔화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줄고 상품 수입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경상수지 적자요인이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