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금리는 유가와 환율에 달렸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올 들어 유례 없이 강한 톤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한은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한은은 5월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이성태 한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동결 논리는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내리는 것은 힘들다는 지적이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결국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면 금리 인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금리 인하가 힘들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가와 환율 여건 모두 5월 금통위 때보다 개선됐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오르내리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6월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원ㆍ달러 환율의 경우 경상수지 적자 등 기본적인 수급여건상 환율 상승 요인이 있는 데다 정부의 고환율 정책 여파로 올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

연초 940~950원대이던 환율이 최근 1050원대까지 치솟은 것.그러나 앞으로는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환율이 많이 오른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데다 정부가 최근 물가 불안을 우려해 고환율 정책에 대한 궤도 수정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정부가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1050원대이던 환율을 1030원대로 끌어내린 게 단적인 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는 수출 여건 개선 등을 위해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물가 불안 때문에 환율이 무작정 오르는 것을 방치하기도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환율은 1000~1050원 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